키움이 KT와 주중 3연전에서 1승 1무 1패로 마쳤다.
감독의 안일한 판단과 경기 운영으로 다잡았던 승리가 무승부로 바뀌었다. 분위기가 꺾이며 다음날 경기는 완패했다. 스윕 기회를 스스로 차 버렸고 선두 SSG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키움은 5월말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2위로 치고 올라왔고, 최근 10승 2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7일 KT전에서 3-0 승리로 거두며 3연전 기선을 제압했다.

그리고 8일 KT와의 경기에서 9회 5-1로 앞서며 승리를 눈 앞에 뒀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4점 차 리드에서 세이브 상황이 아니라 마무리를 아꼈고, 필승조 대신 추격조 장재영을 투입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왔다.
장재영은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대타 김준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무사 1,2루가 되자 키움 벤치는 마무리 투수 이승호를 급하게 올렸다. 그러나 이승호는 16타석 무안타 강백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대타 오윤석에게 초구에 동점 만루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결국 연장 12회 5-5 무승부로 끝났다.
키움은 승리가 무승부로 바뀌었고, KT는 패배에서 무승부로 이긴 것과 다름없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안 진 것만 해도 다행이다. 무승부로 마이너스가 안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9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결과에 대해 “안일했다. 판단 미스였다. 내 잘못이다”고 불펜 운영에 대해 자책했다. 장재영이 최근 페이스가 좋아서 믿고 4점 차에 내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뒤에 마무리나 필승조 투수를 준비하는 것도 늦었다. 홍 감독은 “이승호가 준비하는 시간이 타이트한 것도 있었다. 미리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내 실수였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키움과의 경기는 이상하게 안 풀렸다.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는 수비 정면으로 간다. 어제 9회 홈런이 터지고 나서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았다. 우리 타자들의 타구가 좋아졌다"며 "키움에 많이 졌다.(1승1무6패) 오늘 이기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 다 이겼던 경기를 놓쳤던 키움은 9일 경기에도 분위기가 이어졌다. 1회 선발 애플러가 1사 1루에서 17타석 무안타 강백호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내야 땅볼과 2사 후 적시타로 2점을 먼저 허용했다.
5회에는 2사 2,3루에서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에 몰리더니, 장성우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키움은 이틀 연속 만루 홈런 악몽을 겪었다. 0-6으로 벌어지면서 승기를 KT로 넘어갔다. 결국 1-7로 패배했다.
1위 SSG가 창원 원정에서 NC에 1무 2패로 발목이 잡힌 것을 생각하면, 키움은 8일 경기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선두와 거리를 좁힐 기회를 놓쳤다. 2.5경기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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