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일본인 좌완 투수 기쿠치 유세이(31)가 찰리 몬토요(57)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듯하다. 1회를 마치기도 전에 선발 기쿠치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몬토요 감독의 코멘트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기쿠치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선발등판했으나 1회도 못 던졌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볼넷 4개를 남발하며 주자를 쌓았고, 안타 2개를 맞으면서 3실점했다.
투구수 45개에 2사 만루 위기가 반복되자 몬토요 감독이 참지 못했다. 바로 투수를 구원 트렌트 손튼으로 바꾸며 기쿠치를 내렸다. 손튼이 후속 타자를 잡고 이닝을 끝내 기쿠치의 실점은 3점으로 끝났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1회 선발 교체는 대량 실점 이상의 충격을 안겼다.

토론토는 1회 기쿠치 조기 강판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채 4-8로 졌다. 경기 후 기쿠치에 대한 몬토요 감독의 평가도 냉랭했다. 캐나다 ‘스포츠넷’ 등 현지 매체에 다르면 몬토요 감독은 “오늘 기쿠치는 좋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라며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이어 몬토요 검독은 “불펜이 얇아진 상황에서 8~9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힘들다. 내가 항상 말했듯 투수력과 수비가 돼야 이길 수 있다. 기쿠치가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있다”고 그를 직접 겨냥했다.
![[사진] 기쿠치 유세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6/09/202206092122775991_62a1e75d27015.jpg)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3년 3600만 달러에 FA 계약한 기쿠치는 4~5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다. 올 시즌 11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44로 겉에 보이는 성적은 무난하다. 그러나 46⅔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5이닝을 못 넘긴다. 9이닝당 볼넷 역시 5.4개로 제구를 잡지 못하면서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고 있다.
4월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5.52로 고전을 거듭한 기쿠치는 5월 들어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2.36으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6월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11.81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갈수록 기복 심한 투구에 기쿠치를 바라보는 몬토요 감독 시선도 점점 불편해지고 있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가뜩이나 투수진이 어수선한 상황인데 기쿠치마저 흔들리니 몬토요 감독으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사진] 토론토 선발 기쿠치 유세이가 1회부터 강판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6/09/202206092122775991_62a1e75da89a4.jpg)
누구보다 답답한 사람은 기쿠치 본인이다. 그는 이날 경기 후 “오늘 경기는 정말 힘들었다. 1회부터 공을 많이 던졌는데 존으로 자주 던지지 못했다. 팀 동료들을 실망시킨 게 너무 아쉽다”며 1회 첫 이닝 부진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기 전 루틴은 빈틈이 없다. 오늘도 경기 전 불펜 피칭은 괜찮았다. 그보다 공격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와 새로운 것을 시도해 1회 초구부터 좋은 리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