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다 안타라고 했는데 어떻게 될지…" 김하성 번트 기록 정정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6.10 04: 20

“이건 무조건 안타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7)은 9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모처럼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기록원의 판단이 달랐다면 멀티 히트에 3출루가 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4회 두 번째 타석이었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김하성은 메츠 투수 크리스 배싯의 2구째 공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댔다. 투수와 포수 사이로 절묘하게 속도를 죽인 번트.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갑자기 번트 동작을 취해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다. 

홈을 밟은 김하성이 더그아웃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22.06.09 / dreamer@osen.co.kr

메츠 포수 토마스 니도가 당황한 나머지 공을 잡지 못하면서 김하성이 1루에서 살았다. 이 순간을 놓고 기록원이 판단을 보류했다. 잠시 후 나온 기록은 김하성의 희생 번트이자 포수 니도의 포구 실책. 번트 안타 대신 시즌 첫 희생 번트가 김하성에게 기록됐다. 
4회말 무사 1, 2루 상황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기습 번트를 대고 있다. 2022.06.09 / dreamer@osen.co.kr
번트 안타로 판단할 여지가 있었다. 무사 1,2루 상황이긴 했지만 김하성은 초구부터 희생 번트 의도를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기습 번트였다. 포수 니도가 공을 잡고 송구했어도 1루로 전력 질주한 김하성의 빠른 발을 감안하면 세이프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경기 후 김하성은 “선수들이 다 ‘이건 무조건 안타’라고 했다”며 기록 이의 신청에 대해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런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구단에서 기록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면 사무국이 검토 후 정정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기록 정정 여부를 떠나 김하성의 번트는 경기 흐름을 샌디에이고 쪽으로 완전히 가져왔다. 허를 찌른 김하성의 번트로 무사 만루 찬스를 이어간 샌디에이고는 주릭슨 프로파, 제이크 크로넨워스, 매니 마차도가 연이어 적시타를 터뜨리며 5득점을 휘몰아쳤다. 13-2 승리의 발판이 된 빅이닝이었다. 
4회말 무사 1, 2루 상황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기습 번트를 대고 1루로 뛰고 있다. 2022.06.09 / dreamer@osen.co.kr
김하성은 KBO리그 시절부터 번트를 대지 않는 타자였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 7년간 총 15개의 희생 번트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선 지난해 2개를 했고, 올해는 이날이 처음. 김하성은 “미국에서도 번트 연습을 하지만 그렇게 비중이 높진 않다”고 했다. 
4회말 무사 1, 2루 상황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기습 번트를 대고 1루에 세이프될 때 헬멧이 벗겨지고 있다. 2022.06.09 / dreamer@osen.co.kr
하지만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기습 번트로 돌파구를 찾았다. 오랜만의 번트였지만 절묘하게 잘 댔다. 그는 “사인이 난 것은 아니고 내가 판단해서 한 것이다. 타격감이 좋지 않고, 팀이 2점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 팀플레이를 하려 했다. 번트 이후 대량 득점이 나고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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