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이 짐 덜어줄 차례” 5G 연속 무실점, 39세 왕조 마무리가 회춘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10 15: 12

‘왕조 마무리’ 이현승(39·두산)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것일까.
2군에서 한 달간 재정비를 마친 이현승은 5월의 마지막 날 1군 무대로 돌아와 두산 불펜에 상당한 힘을 보태고 있다. 6월 1일 잠실 KIA전부터 8일 잠실 한화전까지 5경기에 나서 1홀드 평균자책점 0(2⅔이닝 무실점)의 이른바 ‘회춘투’를 선보였다. 복귀 후 첫 3경기서 원포인트로 감을 익히더니 7일 잠실 한화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수확했다.
젊은 시절 두산 왕조 마무리로 활약했던 이현승은 지난해 38경기 5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1.93의 호투 속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관록을 앞세워 팀의 극적인 가을야구 및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했다. 이에 힘입어 종전 7000만원에서 42.9% 인상된 1억원에 2022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39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다시 억대 연봉 반열에 올라선 것.

두산 이현승 / OSEN DB

두산은 5월 말 이현승이 복귀하기 전까지 중간을 책임질 좌완투수가 단 1명도 없었다. 장원준이 2군으로 내려갔고, 신예 최승용은 아리엘 미란다를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상황. 때문에 좌완 수혈이 절실했는데 퓨처스리그서 평균자책점 0.69로 호투한 이현승이 1군에서도 그 기세를 그대로 잇고 있다. 좌타자 상대는 물론이고 승부처 경험이 필요한 순간 확실히 존재감을 발휘한다.
현장에서 이현승의 이름이 언급되자 사령탑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밝아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현실적으로 이현승에게 1년 144경기 꾸준한 활약을 기대하긴 힘들다. 대신 좋은 몸 상태일 때 1군에 올라와서 잘 던져주면 된다”라며 “확실히 마운드에서 던질 때 보면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보인다. 요즘은 좋을 때 구속이 142km까지 나온다. 투구가 역동적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시즌은 길고 이현승은 야속하게도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올 시즌 또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터. 김 감독은 “지금의 페이스를 길게 유지하면 좋겠지만 체력에 부치는 모습이 보이면 다시 쉬었다가 오면 된다. 올라왔을 때 지금처럼 잘해주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의 각오 또한 남다르다. 올해는 동생들의 짐을 조금은 덜어주는 형이 되고 싶다. 이현승은 “한창 좋을 때의 몸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씩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1군에서 빠져 있는 동안 후배 투수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이제 맏형으로서 그 짐을 덜어줄 차례다. 지금보다 페이스를 더 끌어올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활약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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