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발들이 잘해주고 있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이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 9일 LG 트윈스와 광주경기를 앞두고 로니 윌리엄스의 부상 소식을 알리면서였다. 로니는 전날 5⅓이닝 6실점 패전을 안았다. 팔에 통증이 있어 검진결과 굴곡근 염좌 판정이 나왔다. 큰 부상은 아니다. 선발등판을 한 번 쉬어주면 된다.
그래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로니는 4월 하지 임파선염증으로 3주간 부상병동에 있었다. 복귀했으나 평균자책점 8.64로 시원치 않다. 짧은 공백이지만 또 자리를 비웠다. 이미 션 놀린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져 있다. 당분간 KIA는 외국인 투수 2명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외국인 투수들이 풀타임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함께 빠졌다. 구단은 외인 교체 작업에 착수했고 후보를 낙점해 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성사되더라도 입국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당분간 외국인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는 지난해도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굴곡근 통증으로 차례로 자리를 비웠다. 선발진 운용이 힘들었고 창단 처음으로 9위로 떨어진 이유가 됐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과는 다르다. 양현종, 임기영, 한승혁, 이의리 등 든든한 토종 선발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이 자신의 로테이션을 굳건히 지키며 12경기 8QS(퀄리티스타트. 6이닝 3자책 이하)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외인들의 기여도가 낮은 가운데 양현종이 없었다면 KIA 선발진은 더 흔들렸을 것이다. 신인왕 이의리도 11경기 5QS를 작성하며 든든하게 선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제는 베테랑이 된 임기영도 8경기 5QS로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9일 광주 LG전에서는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과 팀의 3연패를 끊어냈다. 데뷔 처음으로 개막 선발진을 수행하다 흔들렸던 한승혁도 12일간의 재충전을 거쳐 11일 광주 키움전에 선발등판한다.
외인들이 복귀 혹은 충원되는 전반기까지는 버티는 모드이다. 더더욱 토종 4인방의 활약이 중요하고, 타선의 지원도 절실하다. 김 감독은 "6월부터 힘든 시기이다. 한승혁이 들어온다. 국내 4명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타자들이 힘을 내주어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