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비에 승부를 결정짓는 만루홈런까지 터트린 LG 트윈스의 FA 외야수 박해민. 이날만큼은 60억원이라는 거액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박해민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7번째 맞대결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라이벌전 완승을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특유의 야구 센스를 발휘했다. 1회 무사 1루서 등장해 두산 선발 곽빈의 초구에 상대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 안타를 기록한 것. 워낙 타구가 굴러간 방향이 절묘했고, 그 사이 빠른 발을 이용해 1루 베이스를 일찌감치 밟았다. 이는 후속 오지환의 1타점 선제 내야땅볼을 뒷받침한 귀중한 출루였다.

백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1-0으로 리드한 2회 1사 만루 상황. 앞서 문보경-유강남이 연속안타, 홍창기가 사구로 만루를 만든 가운데 곽빈의 초구 145km 직구를 받아쳐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5월 28일 잠실 삼성전 이후 약 2주 만에 나온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아울러 삼성 시절이었던 작년 5월 23일 대구 KIA전 이후 약 1년 만에 개인 두 번째 만루홈런을 신고했다.
박해민의 진가는 수비에서도 드러났다. 1-0으로 앞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박세혁이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초구를 제대로 받아쳤고, 박해민이 이를 끝까지 쫓아가 워닝트랙에서 잡아냈다. 1루에 앉은 LG 홈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FA 외야수의 호수비에 화답했다.
LG는 박해민의 공수 맹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10-7로 꺾고 라이벌 3연전 기선을 제압했다. 시즌에 앞서 4년 총액 60억원에 LG로 이적한 뒤 초반 타율 1할대 부진 속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이날은 거액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환하게 웃었다. 시즌 타율도 종전 2할5푼7리에서 2할6푼1리까지 상승. 부담을 털어낸 박해민이 조금씩 FA 성공 신화를 쓸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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