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운드에 배짱 두둑한 승부사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독립리그 출신 우완 박정준.
박정준은 효천고를 졸업한 뒤 2011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넥센과 두산에서 뛰면서 1군 통산 15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4.54를 거뒀다.
이후 독립리그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불펜 투수로 활동했다. 지난해 독립리그에서 18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세이브(평균 자책점 6.26)를 거뒀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삼성과 육성 선수 계약을 체결한 박정준은 18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2세이브 3홀드(평균자책점 1.62)로 퓨처스팀의 필승 카드로 활약했다. 삼성은 5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박정준을 정식 선수로 전환하고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박정준은 10일 대구 NC전에서 1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9로 뒤진 6회 2사 3루 상황에서 좌완 이상민을 구원 등판한 박정준은 첫 타자 양의지와 맞붙었다.
낙차 큰 커브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박정준은 2구째 148km 짜리 직구를 던졌다. 볼카운트 0B-2S. 양의지도 박정준의 과감한 직구 승부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박정준은 양의지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박정준은 7회 선두 타자 닉 마티니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줬다. 이후 권희동(유격수 땅볼), 이명기(삼진 아웃), 대타 정진기(유격수 땅볼)를 꽁꽁 묶었다. 주자가 있든 없든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정준은 8회 최충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양준혁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박정준을 두고 “상당히 매력 있다. 대타자 양의지를 상대로 과감한 모습이 아주 좋다”고 극찬했다. 삼성은 이날 NC에 1-9로 패했지만 박정준의 호투는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