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8.00인데…157km 특급 루키, 7연속 KS 명장의 감탄 “쉽게 못 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11 03: 45

“정말 좋은 걸 갖고 있는 투수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두산 김태형 감독이 한화 특급 신인 문동주의 투구에 감탄했다. 두산을 상대로 2경기 평균자책점 18.00으로 흔들렸지만 기록과 관계없이 구위 자체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문동주는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갖고 2이닝 1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4실점 부진 속 데뷔 첫 패전을 당했다. 2회까지는 사실상 ‘언터처블’이었다. 1회 1사 후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고 154km의 직구를 앞세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고, 2회 삼진 1개를 곁들여 13구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1회말 수비를 마친 한화 문동주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2.06.09 /jpnews@osen.co.kr

하지만 평화도 잠시 3회가 되자 급격히 제구가 흔들렸다. 선두 정수빈의 내야안타에 이어 안재석-안권수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고, 페르난데스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헌납한 뒤 신정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신정락이 밀어내기 사구와 연이은 적시타 등으로 흔들리며 승계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그러나 적장은 1, 2회의 완벽했던 투구를 잊을 수 없다. 10일 LG전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그 정도 공을 던지는 게 쉽지 않다. 정말 좋은 걸 갖고 있는 투수다”라며 “지난 대전 경기에서는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어 우리 타자들이 과감하게 쳤는데 어제(9일) 초반은 쉽게 못 치는 공이었다”라고 놀라워했다.
진흥고 출신의 문동주는 최고 157km 강속구를 던지는 2022 한화 1차 지명 신인이다. 시즌 준비 도중 내복사근을 당하며 지난달 10일이 돼서야 1군 데뷔가 이뤄졌지만 이닝과 투구수를 차근차근 늘리며 한 달 만에 선발진 진입을 이뤄냈다.
문동주는 지난달 26일 대전 두산전에서 1-14로 뒤진 3회 등판해 2이닝 5피안타(3피홈런) 2탈삼진 4실점의 쓴맛을 봤다. 경기 전까지 2홀드를 비롯해 5경기 연속 무실점 상승세를 달렸지만 데뷔 첫 피홈런 포함 홈런 3방을 맞으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올 시즌 두산 상대 성적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18.00(4이닝 8자책)이다.
그러나 이제 갓 데뷔한 신인에게 각종 수치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보다 마운드에서 얼마나 자기 공을 패기 있게 던지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 문동주는 재능과 강한 멘탈을 앞세워 순조롭게 프로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김 감독은 “아직 변화구가 날카로운 면은 없지만 폼이 부드럽고 공이 좋다”라며 “지금보다 1년만 더 던지면 좋아질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또한 문동주의 선발 데뷔전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수베로 감독은 “3회 들어 타순이 한 바퀴 돌고 힘들어했지만 자신의 투구를 잘 보여줬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 그 때는 3이닝을 깔끔하게 막는 데 중점을 두겠다”라고 역시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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