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핵잠수함이 이끈 ‘고요의 사직’, 통산 4번째 완봉투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6.11 19: 35

고요하고 편안했다. KT 위즈 고영표(31)가 안정감 넘치는 피칭으로 완봉승을 이끌었다. 
고영표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00구 5피안타 9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피칭으로 팀의 4-0 승리와 3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고영표는 비교적 승운이 없는 편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80의 평균자책점에 3승5패의 성적에 그치고 있었다.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만 7차례를 기록했는데 너무할 정도로 타선이 도와주지 못했다. 올해 고영표의 득점지원은 1.78점에 불과했다. 고영표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무실점 투구를 펼쳤어야 했다. 3승 모두 무실점 경기였다.

KT 위즈 선발 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2022.06.11 / foto0307@osen.co.kr

그리고 다시 한 번 무실점 투구로 고영표는 승리를 낚았다.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한 경기를 오롯이 책임졌다. 효율을 극대화 하면서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다.
고영표를 위협할만한 위기가 거의 없었다. 2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피터스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이호연을 2루수 병살타로 요리했다. 3회에는 1사 후 추재현과 황성빈에게 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안치홍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5회에도 선두타자 이호연을 좌전 안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시완을 투수 병살타로 직접 요리하며 주자들을 삭제했다. 7회 1사 후 전준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피터스, 이호연을 모두 범타로 솎아내면서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타선은 2회 2점, 3회 1점, 5회 1점 씩을 뽑아내면서 4점의 지원을 했다. 시즌 평균과 비교했을 때, 고영표는 이미 충분한 득점 지원을 받은 셈이었다. 당연히 고영표도 마음 편하게 던질 수밖에 없었고 롯데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올해 9이닝 당 볼넷 1.34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에서 전체 3위, 토종 1위에 빛나는 제구력은 다시 한 번 빛났다. 홈플레이트 좌우와 낮은 코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춤추는 체인지업으로 롯데 타자들의 배트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9탈삼진에 무4사구 피칭이었다.
고영표의 정교한 피칭은 1만87명의 사직관중들을 침묵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이날 고영표의 완봉은 통산 4번째다. 가장 최근 완봉은 지난 2021년 9월 12일 수원 SSG전(9이닝 7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272일 만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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