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타&홈런, 생애 두 번째 기습번트까지...불혹의 최형우 "뭐든지 해야죠"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6.12 06: 15

"뭐든지 하겠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39)의 장타력이 살아나고 있다. 11일 키움과 광주경기에서 3안타 3타점을 터트리며 5-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2루타와 홈런은 예전의 최형우를 연상케하는 타격이었다. 더욱이 기습번트 안타까지 만들었다. 득점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였다. 
이날 상대는 악마의 재능을 가졌다는 리그 최강의 투수 안우진이었다. 그것도 열흘 동안 재충전을 하고 싱싱한 어깨로 돌아왔다. 156km짜리 볼을 가볍게 쏘았다. 2회 첫 타석은 1루에 주자를 놓고 직구를 노리고 힘껏 스윙을 했다. 그러나 커브가 들어와 헛스윙 삼진을 먹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OSEN DB

불혹의 나이에 전날까지 타율 2할2푼5리로 부진했지만 관록은 살아있었다. 1-2로 역전당한 3회 두 번째 타석은 당하지 않았다. 2사 1,2루의 기회에서 초구를 노렸다. 안우진은 커브를 또 구사했고, 방망이에 제대로 맞았다.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였다.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았다. 역전 결승타였다. 
최형우는 "이겨서 좋았다. 상대 투수가 너무 좋아 마음 비우고 들어갔던 것이 좋은 결과 나왔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먹었다. 공이 워낙 좋아 포인트 앞에 두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면 휘두르겠다고 생각했다. 운좋게 커브가 들어와 타이밍 맞았다"며 결승 2루타 비결을 설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2구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기습번트를 댔다. 상대가 3루쪽을 비운 시프트를 펼치자 대응한 것이다. 타구가 생각보다 느렸고 뻗어나가지 못했다. 그래도 죽어라 전력질주했다. 안우진이 볼을 잡아 던졌지만 발이 먼저였다. 데뷔 두 번째 번트 안타였다.
"우리가 이기고 있고 상대가 시프트를 펼치고 있었다. 상대 투수도 좋아 여러가지로 번트대기에 적합했다. 번트를 대는 순간 죽을 것 같았다. 타구가 너무 약해서 끝까지 뛰었는데 공이 안오더라"며 웃었다. 
그 다음 말에서 나이먹은 타자의 고민이 담겨있었다. "이번에 두 번째 번트 안타인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번트라도 대야겠다. 이제는 예전처럼 방망이로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번트 뿐만 아니라 뭐든 할 수 있으면 하겠다"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3안타를 때렸으나 2할3푼6리, 26타점, OPS .756, 득점권 타율 2할3푼에 그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예전의 최형우가 아니다. 그러나 6월들어 장타력이 살아나고 있다. 홈런 3개, 2루타 3개를 때리면서 장타율이 6할, OPS가 .942에 이른다. 타율도 2할8푼6리이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1사후 중월홈런을 터트렸다. 11경기 무실점 행진중인 박승주와 8구 승강이를 벌이다 슬라이더를 공략해 130m짜리 커다란 홈런을 만들어냈다. "올해 친 홈런 가운데 좋은 타이밍이 가장 잘 맞았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타격 컨디선은 또 모르겠다. 하루 아침에 또 바뀐다. 젊었을 때는 오늘 같이 치면 다음날 걱정이 없었다. 무조건 한 두개는 친다. 이제는 편차가 너무 심하다. 오늘을 잊고 내일도 새롭게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153승 축하한다. 200승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며 블혹의 타자는 이날 153승을 올리고 KBO 통산 다승 3위에 오른 양현종을 향한 축하도 잊지 않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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