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에서 두산 정수빈의 중견수 수비는 그물망과 같다.
특히 LG 선수들에게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등 잊혀지지 않는 몇 몇 수비 명장면을 만들었다. 정수빈은 지난 10일 LG전에서 1회 2사 2,3루 위기에서 문성주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결정적인 실점을 막아냈다.
'슈퍼 캐치'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자주 만들어 내는 정수빈의 보기 드문 ‘만세 수비’가 나왔다. 그것도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1회부터 1~2점차로 끌려가던 LG는 5회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오지환의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후 문보경도 볼넷으로 1,2루를 만들었다.
손호영이 좌전 안타로 1타점을 올렸고, 유강남도 좌전 안타로 1타점을 올리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 벤치는 선발 스탁을 내리고, 좌완 이현승을 2번째 투수로 올렸다.
좌타자 홍창기 타석. 홍창기는 이현승의 2구째 몸쪽 슬라이더(131km)를 끌어당겨 중견수 오른쪽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다. 잘맞은 타구를 향해 정수빈이 재빨리 달려갔다.
2루 주자도, 1루 주자도 정수빈에게 잡히는 줄 알고, 리드를 많이 하지 않았다. 특히 2루 주자는 베이스에 거의 붙어서 태그업을 준비할 정도였다.
그런데 제대로 정타로 맞은 타구는 정수빈의 예상보다 살짝 더 뻗어 나갔다. 마지막 포구 순간, 점프 캐치까지 했지만 정수빈의 글러브는 닿지 않았고 타구는 한가운데 펜스로 굴러갔다.
2루 주자와 1루 주자는 안타가 되자 황급히 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홍창기는 주자들을 거의 따라잡으며 3루까지 내달렸다. 2타점 역전 3루타. LG는 7-5로 뒤집었다. (경기는 LG의 9-6 승리로 끝났다)
정수빈은 아쉬움의 표정을 지었고, LG 선수들과 팬들은 환호했다. 정수빈도 실수를 할 때가 있다. 홍창기의 타구가 워낙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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