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 투수 이정용이 하룻만에 지옥에서 천당을 경험했다
이정용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3-5로 뒤진 5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직구 최고 구속 150km를 찍으며 2이닝을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정용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LG 타선은 5회말 4득점 빅이닝으로 7-5로 역전했고, 9-6으로 승리했다.
전날 역전패 아픔을 털어내는 기분 좋은 퍼펙트 피칭이었다. 이정용은 전날(11일) 두산전에서 4-3으로 앞선 8회 등판해 1이닝 2실점을 하면서 역전패와 함께 패전 투수가 됐다. 하루 뒤 두산 상대로 승리 투수로 빚을 되갚았다.

이정용은 경기 후 “어제 같은 경우는 경기력이 안 좋은데 너무 잘하려고 한 것이 독이 됐다. 잘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잘 안되는게 야구인 것 같다. 잊어 먹는 법을 배웠다. 최근 계속 안 좋은 페이스라 빨리 잊는 법과 주위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 오늘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패배의 임팩트가 컸다고 했다. 주위 동료들이 많은 격려와 조언으로 기운을 북돋워줬다. 투수코치는 “괜찮다. 오늘은 복수하다”고 했고, 팀 선배 채은성은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행동은 성공으로 보답된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 이정용은 “은성이 형과는 작년부터 오늘의 조언 같은 글을 서로 주고 받고 있다. 사자성어나 좋을 글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전날 패배를 경험한 이정용은 이날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서 잘 던졌다. 이정용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최대한 편안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용은 스타킹이 무릎 아래까지 드러나는 농군 패션 유니폼을 입었다.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정용은 “(평소 농군 패션으로 입는) 해민이형에게 바지를 빌려달라고 했다. 하나 빌렸는데 입어보니 조금 작은 거 같아서 내 바지를 가위로 잘라서 만들어 입었다. 주위 형들이 만들어 입는 것을 도와줬다”며 “기분 전환으로 해봤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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