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3차례 방출 설움→500경기 대기록...“팔 빠져도 괜찮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6.14 10: 42

 KBO리그 역대 48번째 대기록이다. 현역 투수로는 9명 밖에 없다. 프로 입단 후 3차례나 방출되고도 대기록을 세운 선수로는 최초다. 
LG 베테랑 투수 김진성(37)이 개인 통산 500경기 출장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겨울 NC에서 방출돼 새로운 팀을 찾아나섰던 김진성은 LG 유니폼을 입고 더 단단해졌다. 이제 LG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김진성은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7-5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랐다. 9번 박계범-1번 안권수-2번 페르난데스 타순. 안권수와 페르난데스가 좌타자라 좌완 진해수 등판 타임이었으나, 진해수는 투구수는 적었지만 10~11일 2연투를 했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무사에서 LG 김진성이 역투하고 있다. 2022.06.12 /sunday@osen.co.kr

궂은 일을 하는 김진성이 올라와 박계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좌타자 안권수는 중견수 뜬공, 페르난데스는 3루수 파울플라이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깔끔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진성은 홀드와 함께 개인 통산 5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48번째 기록. 지난해까지 NC에서 470경기 출장 기록을 쌓았고, 올해 LG에서 30경기에 등판해 이정표를 세웠다.
김진성은 대기만성형 선수, 프로에 와서 초반 2차례 방출을 겪었고 신생팀 NC에서 꽃을 피웠다.
2004년 2차 6라운드로 SK에 지명을 받은 김진성은 2005년 입단했는데 팔꿈치 부상으로 2군에서도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2006년 방출됐다. 군 복무와 수술 재활을 마치고 2010년 입단 테스트를 통해 넥센에 입단했다. 2군에서 17경기를 뛰고 1년 반 만에 다시 방출됐다.
김진성은 방출 후 신생팀 NC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3번째 기회를 잡았다. 2012년 NC 창단 멤버로 시작해 2013년 1군 마운드에 처음 올랐다. 데뷔 첫 해 마무리를 맡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4년 25세이브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필승조로 뛰며 지난해까지 NC에서 32승 31패 34세이브 67홀드를 기록했다.
김진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NC의 방출 명단에 올라갔다. 3번째 방출이었다. NC 개국공신에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전 경기에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0(6⅔이닝 무실점)으로 창단 첫 우승에 기여한 김진성에게 충격이었다. 지난해 42경기에서 2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했지만 방출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그는 “2020년에 우승을 했으니 1년은 더 기회를 주지 않을까 했는데… 방출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전화 한 통으로 통보를 받으니 서운하더라”고 했다.
5월 22일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2사 SSG 추신수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한 LG 김진성이 주저앉아 아쉬워하고 있다. 2022.05.22 / soul1014@osen.co.kr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김진성은 9개 구단 프런트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입단 테스트를 받고서 기회를 평가받고자 발로 뛰었다. 그는 “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있기에 발로 뛰어서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고 말했다. LG가 새로운 기회를 내밀었고, 김진성은 혼자 서울로 올라왔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박빙이나 추격 상황에서 궂은 일을 맡았다. 4월에 9경기 연속 무실점과 평균자책점 2.45로 무난하게 던지면서 점점 등판도 잦아졌다. 5월 중순, 자주 등판하는 김진성에게 '팔 빠지겠다'는 농담 섞인 말을 건네자, 그는 "그래도 괜찮다. 캐치볼만 해도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5월 22일 SSG전에서 1-0으로 앞선 8회 1사 후 등판해 2아웃을 잡고서 추신수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안타를 맞고 교체됐고, LG는 역전패했다. 쓴 경험을 했지만 김진성은 이후 더 단단해졌다. 그 날 이후 9경기 연속 무실점, 기출루 주자 득점 허용도 0점이다. 등판할 때마다 든든하게 막아내고 있다. 
LG가 61경기를 치렀는데, 김진성은 30경기(30이닝)에 등판해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경기는 평균자책점 1.69(10⅔이닝 2실점)으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LG 불펜에서 이정용(31경기 31이닝)과 더불어 가장 자주 등판하고,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김진성은 5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후 "LG 트윈스에 와서 500경기 출장을 달성해서 기쁘다. 동료들과 감독님 그리고 1,2군의 코칭스태프 덕분에 가능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보다 우리 팀 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에게 기회를 준 LG와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 감사했다.
또한 “팬들께 LG에 와서 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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