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40·삼성). 이름 석자만으로 코칭스태프, 동료, 팬에게 신뢰감을 주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소방수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통산 6차례 구원왕에 올랐고 KBO리그 최초 개인 통산 350세이브 시대를 여는 등 세이브 관련 기록은 오승환의 몫이다.
데뷔 첫해부터 오승환을 지켜봤던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다. 그는 "오승환이 공 던지는 모습만 봐도 오늘은 좋은지 나쁜지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인 오승환은 구차한 변명 따윈 늘어놓지 않는다는 게 허삼영 감독의 설명. "투수가 언제나 잘 던질 수 없고 컨디션이 좋을 수 없다. 하지만 오승환은 핑계를 대지 않는다. 던질 수 있겠냐고 물어보면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한다. 선수가 그렇게 말해주는 자체가 감독 입장에서 정말 고마운 일이다".

허삼영 감독이 꼽은 오승환의 또 다른 장점은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마운드에 오르면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다는 점이다.
"쉽지 않다고 예상한 상황에서도 오승환은 다 이겨냈다. 몸이 안 좋거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헤쳐나가지 못하는 투수들이 있지만 오승환은 다르다. 어떻게 해서든 경기를 마무리 짓는다. 오승환이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평가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삼영 감독의 말이다.
허삼영 감독은 "오승환은 남자로서, 선수로서, 마무리 투수로서 정말 최고다. 오승환처럼 정말 좋은 선수와 함께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승환은 12일 대구 NC전에서 16세이브째를 거두며 고우석(LG), 정해영(KIA)과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를 질주 중이다. 세월의 흐름도 거스르는 활약을 펼치는 '리빙 레전드' 오승환.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다.
사상 첫 400세이브 시대를 여는 게 오승환의 목표. 그는 "세이브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있다. 세이브가 어떻게 보면 팀의 1승"이라고 세이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400세이브를 달성하게 되면 그때는 스스로에게 한 번 칭찬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세이브 기회가 자주 올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아야 한다"면서 "400세이브를 넘기는 게 목표다. 세이브 앞 자리 숫자를 바꾸고 싶다. 그만큼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