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사랑하는 사이영상 투수, 0승 현실에 짜증 "감정 잘 다스려야 했는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6.14 04: 07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수상자인 좌완 투수 블레이크 스넬(30)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연일 호투 중인 동료 선발투수들의 활약에 조바심도 생긴다. 
스넬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등판, 6이닝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요건을 안고 내려갔다. 타선이 2점을 내고 동점을 만들어 패전은 면했지만, 시즌 첫 승은 또 다음으로 미뤘다. 올 시즌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04. 
최고 97.4마일(156.8km) 강속구를 앞세워 3회까지 실점 없이 잘 막았지만 4회에만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하며 흔들렸다. 내야수 사이를 살짝 빠져나가는 안타들이 나오며 주자가 쌓인 게 실점으로 연결됐다. 포수 호르헤 알파로의 패스트볼이 더해져 주자의 추가 진루까지 허용했다. 

6회까지 2실점 한 샌디에이고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더그아웃에 들어와 땀을 닦고 있다. 2022.06.13 / dreamer@osen.co.kr

1회초 샌디에이고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2.06.13 / dreamer@osen.co.kr
5회 2사 1루에선 브랜든 로저스의 투수와 포수 사이 땅볼 타구 때는 공을 잡았지만 포수 알파로와 동선이 겹쳤다. 제대로 송구조차 해보지 못하고 내야 안타를 주자 스넬은 알파로에게 짜증 섞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며 6회까지 2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후 스넬은 “내 감정을 조금 더 잘 다스리고 통제해야 한다”며 스스로 멘탈을 잡지 못한 부분을 반성했다. 그도 그럴 게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중 스넬만 유일하게 승리가 없다. 나머지 투수들은 빼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어느새 4년 전 일이지만 사이영상 투수로서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 수 없다. 
샌디에이고는 조 머스그로브(7승 1.50)는 사이영상 페이스이고, 맥켄지 고어(4승2패 2.50)는 신인왕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션 머네아(3승3패 3.52), 다르빗슈 유(5승3패 3.61), 닉 마르티네스(2승3패 3.74)도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다. 부상으로 4경기밖에 던지지 않은 마이크 클레빈저(1승 3.18)도 승리가 있다. 
4회초 2사 1, 3루 상황 샌디에이고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야수들과 마운드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6.13 / dreamer@osen.co.kr
스넬은 “우리 선발들이 매 경기 6이닝 이상 던지고 있다. 나도 그 일원이 되고 싶다”며 “오늘 좋은 공을 던졌다. 상대가 안타를 치긴 했지만 대부분 공이 마음에 들었다. 그레도 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원한다. 계속 몸을 만들고 나아져 발전하겠다.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로 남은 시즌 반등 의지를 보였다. 
지난 2016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데뷔한 스넬은 2018년 AL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2019년 3월 탬파베이와 5년 5000만 달러에 연장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고비용 저효율을 추구하는 팀 기조에 의해 2020년 12월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샌디에이고는 유망주 4명을 주고 스넬을 데려왔지만 아직까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5회초 2사 1루 상황 콜로라도 로저스의 내야 안타 때 타구를 잡았지만 송구하지 못한 샌디에이고 선발 블레이크 스넬과 포수 호르헤 알파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6.13 / dreamer@osen.co.kr
이적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스넬은 식중독과 사타구니 부상으로 두 번이나 이탈했다. 27경기 128⅔이닝 투구에 그치며 7승6패 평균자책점 4.20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올해도 시즌 첫 등판을 앞두고 허벅지 부상으로 공 하나 못 던지고 내려간 뒤 5주 동안 재활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복귀 후에도 기복 심한 투구로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독특하지만 쾌활한 성격으로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스넬은 지난해부터 샌디에이고에서 함께하는 내야수 김하성에게도 친근감을 보인다. 평소 김하성에게 한국말로 “사랑해”라고 자주 말한다. 선발등판 전에도 김하성과 손뼉을 마주치고 춤을 추는 듯한 세리머니로 남다른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김하성과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6.13 / dreamer@osen.co.kr
경기 시작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김하성과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6.13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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