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포수가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다 득표 1위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선수가 다르다. 지난해 강민호(37)에서 올해는 김태군(33)이다.
강민호는 지난해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109만 1888표를 얻어 최다 득표 선수의 영광을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스타전은 개최되지 못했으나 강민호는 ‘최고의 별’로 인정받았다.
KBO는 지난 13일 2022 올스타전 베스트12 팬투표 1차 중간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드림 올스타(삼성, 두산, 롯데, SSG, KT) 포수 부문에서 김태군이 1위에 올랐고, 전체 최다 득표 1위까지 차지했다.

깜짝 1위, 의외의 결과였다. 이대호(롯데) 오승환(삼성) 김광현(SSG) 양현종(KIA) 등 KBO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 아직 1차 집계이지만, 김태군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결과다.
김태군은 야구 선수 커리어에서 한 번이라도 꿈꿔보거나 생각해본 적 있냐는 질문에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최종 결과가 아니지만)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태군은 그동안 힘든 시간을 묵묵히 버티면서 자신의 할 일에 충실했는데, 그에 보답이 온 것 같아 감사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팬 투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에서 주전 포수인 강민호가 있는데, 김태군이 올스타전 베스트12 후보에 이름이 올라갔을까.
올스타전을 앞두고 팀마다 베스트12 후보를 KBO에 통보하는데, 보통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반영된다. 그런데 삼성은 운영팀에서 이를 결정했다고 한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운영팀에서 스태프들이 의견을 나눠서 올스타 후보를 결정한다. 후보 제출 시기에 김태군이 타율 4할을 기록하는 등 성적이 좋았다. 포수로 출장을 많이 할 때였다. 그래서 강민호 대신 김태군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강민호가 타격에서 부진하면서 김태군의 활약이 더 도드라졌다.
삼성은 포수 김태군 외에 각 포지션별로 원태인(선발 투수) 이승현(중간 투수) 오승환(마무리 투수) 오재일(1루수) 김지찬(2루수) 이원석(3루수) 이재현(유격수) 피렐라, 구자욱, 김헌곤(외야수) 김동엽(지명타자)을 후보로 제출했다. 부상 중인 김상수는 명단에 없고, 신인 이재현이 유격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11차례 올스타 베스트로 선정된 강민호는 올해 올스타전에서는 구경꾼이 될 가능성이 높다. 1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강민호는 “후배가 나가면 더 좋죠. 나는 이제 그만 나가도 된다”고 웃으며 김태군의 1위를 축하해줬다. 강민호에게 올스타 후보 자리를 넘겨 받은 김태군이 끝까지 최다 득표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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