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했더니 잠수함 전설과 국대 잠수함이 한 팀에…트레이드 신의 한 수였다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16 09: 35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겼더니 잠수함 전설과 현역 국가대표 투수가 모두 한 팀에 있다. KT맨이 된 사이드암투수 이채호(24)에게 그야말로 꽃길이 열렸다.
5월 22일 정성곤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SSG에서 KT로 이적한 이채호는 8경기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0의 완벽투를 펼치고 있다. 6월 4일 수원 KIA전에서 데뷔 첫 홀드를 수확하더니 14일 수원 SSG전에서 구원승으로 데뷔 첫 승을 장식했고, 15일 수원 SSG전에서 또 다시 승리투수가 되며 데뷔 첫 연승까지 경험했다. 2018 SK 2차 6라운드 55순위 입단 후 1군 3경기 평균자책점 7.20이 전부였던 투수의 대반전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15일 수원에서 만난 이채호는 “과거와 비교해 몸 상태, 정신, 밸런스가 다 좋은 쪽으로 바뀌었다”라며 “KT 선배님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아무래도 새 팀에 와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최근에 심재민 형이 화장실에서 ‘어차피 네가 해야 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해줬다. 정말 사소한 말이었지만 직접 그렇게 말해주니까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KT 이채호 / OSEN DB

심재민이 멘탈 관리를 담당했다면 이강철 감독과 고영표는 구종과 밸런스를 발전시켰다. KT에 오니 운 좋게도 KBO리그의 레전드 잠수함투수로 불리는 이 감독과 '현역 국가대표 잠수함' 고영표의 지도를 받게 된 이채호다. 두 스승을 통해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을 제대로 끌어올렸다.
이채호는 “체인지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잡기만 해도 불안했고, 스트라이크를 넣을 자신이 없었는데 (고)영표 형, 감독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 체인지업 구종 하나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라고 밝혔다.
KT 이채호 / OSEN DB
이채호는 구체적으로 “나 같은 경우 과거에 손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했는데 영표 형은 아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무조건 밸런스와 뒷공간을 활용하라고 했다”라며 “감독님은 골반 활용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뒷다리가 빨리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뒷다리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 영표 형과 감독님 팁을 함께 적용하니 공을 던지기 훨씬 편해졌다. 좌타자 상대 부담감과 긴장감도 많이 줄었다”라고 전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수준급 사이드암 스승을 2명이나 얻은 이채호. 그는 “내가 진짜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투구가 잘 되고 있다”라고 흡족해했다.
1군 통산 3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투수가 트레이드 이후 3주 만에 8경기 연속 제로맨으로 바뀌었다. 가장 기뻐한 사람은 당연히 부모님이었다. 이채호는 “경기 끝나고 항상 연락이 오신다”라며 “다만 경상도 분이시라 ‘첫 승 축하한다. 고생했다. 잘 쉬어라’ 딱 이렇게 문자를 보내주셨다. 나 또한 ‘감사합니다. 아빠’라고 답장했다. 얼마 전 사직 원정 갔을 때 뵙고 왔는데 집밥을 해주셨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 감독과 고영표의 레슨을 통해 재탄생한 이채호는 패전조, 추격조가 아닌 필승조에서 승리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이 감독은 “제구도 좋고 재능이 있는 투수라 앞으로 잘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채호를 중요한 상황에 계속 기용하고 있다.
이채호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내 역할을 하겠다. 결과는 나중에 따라오는 것”이라며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감독님이 등판시켜주실 때 열심히 던지겠다”라고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향한 꿈을 키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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