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7년 전 선수 생명에 치명적인 어깨 수술을 받을 때 성공적으로 집도했던 ‘슈퍼 닥터’ 닐 엘라트라체(62) 박사에게 다시 한 번 수술을 받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이 왼쪽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고 전했다.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부분 수술을 받으면 그나마 낫지만 인대를 접합하는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 최소 1년 이상 재활로 장기 공백이 불가피하다.
토미 존 수술은 투수들에게 더 이상 위험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많은 투수들이 이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 과정이 체계적으로 전문화돼 있고, 성공적인 복귀 확률이 높다. 수술 전보다 팔 근력이 더 좋아져 구속이 빨라지는 투수들도 있다.

류현진도 동산고 2학년 시절이었던 지난 2004년 4월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때 류현진은 10대 젊은 피였고, 지금은 30대 중후반으로 에이징 커브가 시작됐다. 수술 후 회복력이 예전처럼 빠르거나 완벽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장담을 할 수 없다.
1시간도 안 걸리는 토미 존 수술은 비교적 가벼운 수술에 속하지만 지금 류현진에겐 선수 생명이 걸린 상황이다. 다행히 류현진의 수술을 집도할 사람이 엘라트라체 박사라는 점이 희망적이다. MLB.com은 ‘엘라트라체 박사에 의해 류현진의 수술이 집도될 것이다’고 전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토미 존 수술’의 창시자였던 프랭크 조브 박사의 후계자로 유명하다. 어깨, 팔꿈치, 무릎 등 정형외과 부문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등 메이저리그 구단들부터 미국의 주요 프로 스포츠 구단들의 주치의 및 자문을 두루 맡고 있다.
![[사진] 닐 엘라트라체(왼쪽) 박사가 NFL 스타 톰 브래디와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6/16/202206160144770755_62aa0d9b6b016.jpg)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미식축구(NFL) 톰 브래디, 미국프로농구(NBA) 코비 브라이언트 그리고 필리핀 복서 매니 파퀴아오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여러 슈퍼스타들이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한국 야구선수로는 가자 최근 박종훈, 문승원(이상 SSG)이 지난해 그에게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지난 2015년 5월22일 류현진의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 후 선수 복귀 확률은 40% 수준으로 완벽하게 실력을 회복한 경우가 7%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재기 확률이 낮았다. 투수에게 사형 선고 같은 부상이었지만 엘라트라체 박사 집도하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이후 류현진 재기의 발판이 됐다. 류현진의 가장 최근 수술이었던 2016년 9월29일 팔꿈치 관절경 및 괴사 조직 제거 수술도 엘라트라체 박사가 맡았다.

지난 2018년 다저스 시절 류현진이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승리투수가 될 때 다저스타디움 오너석에 있었던 엘라트라체 박사는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의 가장 위대한 순간”이라며 감격했다. 7년 전 선수 생명을 연장시켜준 은인이 다시 수술대에 오르는 류현진의 팔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