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하성(27)의 곁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매니 마차도(30)가 있다. 클럽하우스와 덕아웃부터 그라운드까지 김하성이 잘하든 못하든 항상 옆에서 장난을 치고 격려하며 챙겨준다.
최근에는 타격이 안 돼 답답해하는 김하성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위로를 건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하성은 “내가 타격이 안 맞고, 스트레스 받는 것을 마차도도 알고 있다. 격려를 해준 것이다”며 “마차도가 있어 팀 분위기는 항상 좋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데뷔한 마차도는 일찌감치 주목받은 대형 유망주로 올스타 5회, 골드글러브 2회, 실버슬러거 1회 경력을 자랑한다. 2018년 후반기 LA 다저스를 거쳐 2019년 3월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 달러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첫 해에는 조금 부진했지만 최근 3년 연속 활약하며 ‘FA 모범생’으로 거듭났다.

특히 올 시즌에는 61경기 타율 3할1푼5리 74안타 10홈런 38타점 27볼넷 46삼진 출루율 .386 장타율 .519 OPS .906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NL) 타율 5위, 출루율 3위, 장타율 8위, OPS 5위로 샌디에이고의 NL 서부지구 1위 싸움을 이끌며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마차도는 실력뿐만 아니라 리더십과 쇼맨십도 갖춘 선수다. 지난해에는 팀의 떠오르는 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주심의 볼 판정에 화가 나 덕아웃에서 헬멧을 집어던지며 흥분하자 “지나간 것은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어린 선수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자 따끔하게 혼냈다.
특유의 쾌활함으로 여러 선수들과 익살스런 모습을 연출한다.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3루를 밟으면 포스 아웃으로 이닝이 끝나는 상황에도 2루 주자 호세 이글레시아스를 잠시 기다렸다 뒤쫓으며 태그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거물 선수가 김하성을 바로 곁에서 챙겨주고 있다. 그만큼 김하성이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마차도도 지난 2일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골드글러브급 재능을 가졌다”며 “스마트한 선수다. 경기를 알고 한다. 어디에 있어야 할지 알고 있다. 야구 아이큐가 정말 인상적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마차도가 워낙 잘 챙겨준다. 마차도와는 수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한다. 경기할 때도 수비에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 3루수 마차도뿐만 아니라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까지 양 옆에 워낙 좋은 수비수가 있어 부담이 덜하다. 나도 같이 묻어가는 것이다”며 고마워했다.

마차도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김하성과 잘 어울린다. 사이영상 출신 투수 블레이크 스넬도 수시로 김하성에게 “사랑해”라고 한국말로 하트를 보낸다. 김하성은 “모든 선수들이 잘 챙겨준다. 내가 영어가 안 되는데도 말을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내게 배려를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감사하다. 나 역시 선수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팬들도 김하성에게 애정을 보인다.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몇몇 팬들이 목이 터져라 “하성킴”을 외친다. 그의 한글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팬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김하성은 “열정적인 팬들의 열기가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난 외국에서 온 선수이고, 여기선 이방인인데 그렇게 응원해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힘이 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