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은 전날 5회 마운드에 직접 올라 이영하에게 어떤 조언을 건넸을까.
김태형 감독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과의 시즌 8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15일 선발투수 이영하의 호투를 복기했다.
이영하는 15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시 선발로 복귀한 올 시즌 잦은 기복에 시달렸지만 평소 강했던 키움을 만나 모처럼 2019년 17승 에이스의 향기를 풍겼다. 이영하가 7회에도 아웃카운트를 잡은 건 5월 10일 고척 키움전 이후 약 한 달 만이었다. 당시에도 키움에 7이닝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김 감독은 “고척에서 좋다. 좋은 공을 던졌다”라며 “직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유리할 때 변화구를 던졌다. 제구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공격적으로 붙은 게 주효했다”라며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저 정도 공을 던지면 타자가 대처하기 힘들다. 그래서 항상 투수들에게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한다”라고 흡족해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3-0으로 앞선 5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휘집을 8구 끝 볼넷 출루시킨 뒤 후속 김준완에게도 연달아 볼 2개를 던졌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이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선수를 진정시켰다.
김 감독은 “5회가 되니까 빨리 이닝을 끝내고 싶어 하는 모습이 보였다. 호흡이 급해졌다”라며 “(이)영하에게 오늘 무조건 7회까지 던져야 된다는 말을 해주고 내려왔다”라고 껄껄 웃었다.
감독의 마운드 방문 효과였을까. 이영하는 김준완의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끝낸 뒤 결국 7회 2아웃까지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모처럼 17승 에이스다운 투구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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