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히트에도 외면당한 내야수, 트레이드→우승팀 주전 2루수로 ‘우뚝’ 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18 03: 48

롯데에서 온 내야수가 또 일을 냈다. KT 오윤석(30)이 주말 3연전 첫날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이며 디펜딩 챔피언의 주전 2루수로 입지를 다졌다.
오윤석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6차전에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활약으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은 작전수행능력이 돋보였다. 0-0이던 2회 무사 1, 2루 찬스서 등장해 3루 쪽으로 향하는 희생번트를 성공시킨 것. 번트의 방향, 속도가 모두 완벽했고, 이는 조용호의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뒷받침한 팀플레이로 기록됐다.

3회초 2사 만루 KT 오윤석이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 2022.06.17 / soul1014@osen.co.kr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1-1로 맞선 3회 2사 만루를 맞이한 가운데 두산 사이드암 박정수의 초구 슬라이더(131km)를 받아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타구가 다소 먹힌 감이 있었지만 1루수와 우익수 사이 절묘한 곳에 떨어지며 3루주자 강백호, 2루주자 황재균이 모두 홈을 밟을 수 있었다.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오윤석은 공격과 더불어 수비에서도 진가를 뽐냈다. 3-2로 추격 당한 5회 2사 1, 2루서 김인태의 땅볼 타구를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로 연결하며 리드를 지켰고, 6회 2사 후 강승호의 까다로운 타구도 잘 처리했다. 선발 고영표는 8이닝 2실점 호투의 원동력으로 오윤석의 결승타와 안정적인 수비를 꼽았다.
오윤석은 경기고-연세대를 나와 2014 롯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다. 이후 상무를 거쳐 2020년 63경기 타율 2할9푼8리 4홈런 32타점으로 잠재력을 터트렸고, 그해 10월 4일 사직 한화전에서 KBO 역대 27번째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대기록에도 롯데 내야에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며 작년 7월 31일 포수 김준태와 함께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종료 후 KT 이강철 감독이 오윤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06.17 / soul1014@osen.co.kr
오윤석은 KT 2년차인 올해 주전 2루수를 맡아 58경기 타율 2할4푼8리 3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강철 감독은 당초 주전 박경수-백업 오윤석 체제로 2루를 꾸리려고 했지만 박경수가 타격 부진과 체력 안배 등을 이유로 출전 빈도가 줄어들었고, 그 사이 오윤석이 당당히 주전을 꿰찼다.
오윤석이 결승타를 친 건 이날뿐만이 아니다. 개막전이었던 4월 2일 수원 삼성전에서 0-1로 뒤진 4회 2타점 역전 적시타로 결승타를 장식했고, 6월 3일 수원 KIA전에서는 2회 선제 스리런포를 날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 시절과 달리 KT에서는 확실히 주전 2루수로서의 입지를 굳힌 모습이다.
사령탑 또한 자기 몫을 하는 주전 2루수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오늘은 동점에서 나온 오윤석의 2타점이 주효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8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선발 고영표는 “경기 전 (오)윤석이에게 홈런을 쳐달라고 했는데 만루에서 귀중한 2타점을 올려줬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도움을 준 덕분에 나도 팀도 이길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