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 외인 투수의 선한 플렉스, 신인왕에게 명품 가방 선물한 사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18 14: 06

“구속을 끌어올리면 명품 가방을 사주겠다.”
17일 잠실에서 만난 KT 위즈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5)가 최근 동료 소형준(21)에게 L사의 고가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데스파이네는 왜 시즌 도중 갑자기 ‘플렉스’를 한 것일까.
평소 절친한 사이인 두 선수는 2022시즌을 앞두고 내기를 했다. 신인왕 출신 소형준이 2년차인 지난해 구속 저하로 어려움을 겪자 데스파이네가 “올해 시속 151km짜리 공을 던지면 명품 가방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좌)와 소형준 / OSEN DB

소형준은 지난 14일 수원 SSG전에 선발 등판해 내기를 승리로 장식하는 위닝샷을 선보였다. 1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0B-2S에서 최정에게 던진 3구째 구속이 151km를 마크한 것이다.
데스파이네는 소형준과 함께 지난 2020시즌 KT에 입단해 올해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첫해 90만달러를 시작으로 2021년 110만달러, 2022년 135만달러에 차례로 재계약하며 KT에서만 335만달러(약 43억원)를 벌어들였다.
데스파이네가 소형준에게 선물한 명품 가방 / 소형준 SNS 캡처
그러나 돈이 많다고 명품 가방을 쉽게 선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는 소형준의 반등을 바라는 형의 진실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소형준 또한 반대로 151km를 던지지 못했을 때 조항을 만들려고 했지만 데스파이네가 “네게 동기부여를 주고 싶어서 하는 내기이니 나는 괜찮다”라고 고사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데스파이네만 출혈을 겪는 일방적인(?) 내기였다.
선물을 받은 소형준은 “데스파이네와의 내기를 의식하고 던진 건 아니다.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그런 구속이 나온 것 같다. 데스파이네에게 고맙다”라고 인사를 전하며 “향후 구속도 잘 나와야겠지만 공의 로케이션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구력에 더욱 힘쓰는 투수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소형준은 고마움을 표시하며 데스파이네가 선물한 명품 가방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한편 KT 외국인선수의 명품 가방 선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시즌 윌리엄 쿠에바스와 김민수가 식스팩 근육을 만들 수 있느냐를 놓고 내기를 펼쳤는데 결국 식스팩을 만들지 못한 쿠에바스가 올해 2월 김민수에게 명품 가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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