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현역 제대 내야수, LG는 트레이드 보낼 정도로 자리가 없었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6.25 13: 41

 LG 트윈스를 떠난 타자가 또 임팩트를 드러냈다. 트레이드로 LG를 떠난 KT 장준원(27)은 짜릿한 데뷔 첫 연타석 홈런로 친정팀에 일격을 가했다.
장준원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와의 경기에 8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2방을 터뜨렸다.
2-5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임찬규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4-6으로 뒤진 7회에는 베테랑 불펜 김진성의 포크볼을 때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장준원은 경기 후 “살면서 하루 홈런 2개는 처음이다. 야구 하면서 처음이다”고 스스로도 놀랐다.

24일 LG전을 마치고 방송 인터뷰를 갖는 KT 장준원이 팀 동료 강백호에게 음료수 세례를 받았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미소짓는 장준원. 2022.06.24 / dreamer@osen.co.kr

2개의 홈런이 추격의 불씨를 당긴 결정적인 상황에서 터졌다. 또 볼카운트 1B 2S와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완벽한 자기 스윙을 하면서 장타를 때려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KT는 7회 장준원의 연타석 홈런 이후에 심우준의 백투백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LG 최강 불펜 정우영을 무너뜨리며 9-6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김태균 감독 대행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역전할 수 있었다. 장준원의 연타석 홈런이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장준원은 5월 중순까지만 해도 LG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5월 21일, LG는 KT로부터 2023년 5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는 대신에 장준원을 KT로 트레이드 했다. 당장 즉시 전력으로 선수를 데려오지 않고 지명권을 받았다.
LG는 이미 선수 뎁스가 너무 두터워 1군 등록 선수(65명)가 가득 찬 상태였다. 트레이드 후 차명석 LG 단장은 “1군 등록 선수에 빈 자리가 없다. 6월에는 투수 김영준이 등록해야 하는데, 65명이 모두 차 있다. 트레이드가 아니라면 누군가를 방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 시절 장준원. /OSEN DB
장준원은 2014년 2차 2라운드로 LG에 입단했다. 상위 지명을 받은 내야수 유망주였다. 그러나 1군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2019년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장준원은 2020년 내야 백업으로 46경기에서 타율 2할1푼7리(60타수 13안타) 1홈런을 기록한 것이 가장 많이 출장한 시즌이었다. 지난해는 5경기 3타수 무안타였다. 
LG 내야에서 장준원은 낀 세대였다. 김민성(34), 서건창(33), 이상호(33), 정주현(32) 등 베테랑 내야수들이 있었고, 해외 유턴파로 지각 입단한 프로 3년차 손호영(28)을 비롯해 신예 송찬의(23), 문보경(22), 이영빈(20) 등이 주목받고 있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 내야 멀티가 가능한 장준원은 점점 잊혀지는 선수가 됐다.
내야수가 필요한 KT는 LG에 장준원 트레이드를 타진했고, LG는 팀내 사정과 1군 출장 기회가 적은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는 측면으로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그런데 지난해 우승팀이자 잠재적인 5강 경쟁자인 KT로 트레이드한 것이 24일 한 경기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장준원은 스프링캠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해 재활을 하느라 올해 LG에서는 2군에서도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는 “재활군에 있으면 대학팀과 연습 경기에는 뛰었다”고 했다. 트레이드 직후 곧바로 KT 유니폼을 입고, 퓨처스리그에서 LG 2군 상대로 경기에 출장했다.
5월 24일 새 유니폼을 입고 1군에 콜업된 장준원은 기회가 주어지자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장준원에게 트레이드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장준원은 “트레이드 되고 나서 나를 필요로 해서 데려왔다, 나만 잘하면 충분히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내가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 그럴 정도로 보여준 것은 없어서 기회가 왔다라고만 생각한다. 그 기회를 이번에는 놓치지 않으려고 더 집중하고 있고, 경기에 나가면 소극적으로 안 하고 적극적으로 하려고 많이 생각한다. 타격, 수비 코치님들과 형들이 적극적으로 하라고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부담없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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