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 눈물을 선사한 ‘미운우리새끼’가 2022년 7월 10일 방송으로 300회를 맞았다. 꼬박 2145일을 매주 일요일마다 시청자들과 만난 ‘미운우리새끼’는 2000년대 ‘개그콘서트’처럼 한 주의 시작을 앞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감동과 눈물로 훈훈함도 선물하며 SBS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SBS는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라는 새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엄마가 화자가 되어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라는 장치를 통해 순간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처럼 출연자들의 어머니가 스튜디오에서 아들들의 일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 관찰 예능이 대세였던 가운데 차별화를 둔 ‘미우새’는 그해 SBS 연예대상에서 방송작가상(육소영), 프로듀서상(박수홍),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서장훈). 쇼·토크 부문 최우수상(김건모),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대상(신동엽)을 차지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2017년, 2020년 연예대상에서도 대상을 받으며 ‘미우새’는 이제 SBS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수명이 짧고, 시즌제 운영도 많지만 ‘미우새’는 매주 일요일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6년이라는 세월, 300회라는 회차가 증명하듯 이제 ‘미우새’는 시청자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미우새’를 연출 중인 박중원 PD는 최근 OSEN과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 “100회, 200회, 300회는 사실은 프로그램에 있어서 어떤 큰 생일과도 같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6년이 넘었는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참 다행이다라고 느낀다. 어머님들과 출연자 분들에게 고마운 것 밖에 없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회를 기념했던 게 엊그제 같지만 벌써 2년이 흘렀다. 박중원 PD는 당시를 떠올리며 “일상이라는 게 사실 뻔하다. 시청자 분들이 지겨워 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전에는 (출연자들이) 가깝지만 만날 일이 없었다. 본인이나 본인들 지인들과 촬영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단합대회를 하게 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게 된 것 같다. 미우새 출연자 간의 케미도 좀 보여주고 하니까 시청자 반응도 좋았고, 출연자들 사이에 케미도 좋았다. 그런 부분들이 과거 ‘미우새’와는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우새’는 출연자 개인과 출연자와 그의 지인이 어울리는 일상을 주로 보여주던 초반과 달리 출연자들이 뭉쳐 에피소드를 만들거나 케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박중원 PD는 “이상민이 용산에 살 때 집들이를 한 적이 있다. 그때가 시작인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모이면 이렇게 웃길 수 있구나를 느낀 것 같다. 그러면서 본인이 회차를 이끌어 가야 된다는 부담도 덜고, 서로 힘을 합치면서 웃음을 만들면서 시너지를 낸 것 같다”고 떠올렸다.
관찰 프로그램의 특성상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미우새’는 출연자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케미를 통해 한계를 넘어섰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면서 일요일 예능 최강자, 전체 예능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박중원 PD는 “출연자 분들이 내로라 하는 예능 선수들이기 때문에 실제로 굉장히 큰 웃음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연출 팀과 작가 팀, 그리고 MC를 포함한 출연자들 사이의 삼박자 호흡이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믿음, 호흡이 아주 좋기 때문에 그 부분이 시청자 분들에게 전달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탁재훈이 예전에 촬영 때 이야기하기를 ‘어디서 이렇게 미운 놈들이 계속 생겨나는거야’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 ‘미운 새끼’들이 자꾸자꾸 생겨나서 이런 캐릭터, 저런 캐릭터들을 보여야 시청자 분들이 호기심을 갖고 ‘미우새’의 생명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출연자들을 통찰력을 갖고 깊이감 있게 관찰해서 재미있게 보여줘야 하는 게 제작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년 동안 늘 같은 자리에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미우새’에 위기가 없었을까. 출연자 관련 논란도 있었고, 타 방송사의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이 등장하거나 편성을 변경하면서 긴장감이 흘렀다. 그러나 ‘미우새’는 이겨왔고, 지금도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시청률 전쟁을 펼치면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성기 당시의 20% 시청률까지는 아니지만 지금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출연자들과 제작진들의 긴밀한 호흡이 있었다. 박중원 PD는 “연출 팀과 작가 팀 등 제작진이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한다. 그러면서 순간 놓칠 수 일상들을 재빠르게 담으려고 부랴부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장면들을 재빠르게 담는 게 ‘미우새’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예능 프로그램은 이게 짜여 있는데, 저희는 촬영을 언제 이게 짜여 있는데 하루 전이나 이틀 전에도 ‘이거 재미있을 거 같은데’라고 이야기를 해서 순간적으로 출연자의 재미있는 일상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려면 제작진들의 호흡이 좋아야 하고, 애정도 커야 한다. 갑자기 촬영을 나가야 할 수 있어서 스태프들에게 미안할 때가 많다. 6년 동안 늘 그러고 있지만, 항상 ‘지난주보다 이번주가 더 재밌어’라는 신뢰와 믿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미우새’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미우새’를 찾는 등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박중원 PD는 “‘미우새’가 작은 호수가 아닌 흐르는 물처럼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스페셜 MC가 매주 바뀌는 것도 경쟁력 유지라고 생각한다. 스페셜 엠씨가 매주 바뀌면서 그 사람이 바라보는 미우새 이 사람이 바라보는 미우새 본인의 어떤 그냥 토크들 살아온 어떤 그런 가치관들 이런 거를 얘기하면서 조금 더 프로그램이 풍성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우새 출연자들의 세대 교체가 됐듯이 스페셜 MC의 연령대도 낮아졌다. 블랙핑크 로제, 선미, 현아, 던 등 아이돌이 게스트도 나오면서 게스트 풀도 확장이 됐다. 어머님들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도 ‘미우새’의 매력이고, 앞으로의 경쟁력일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라고 해서 자극적인 방송으로 잠시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미우새’를 사랑해주는 시청자들을 위해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박중원 PD. 그는 “‘미우새’가 일주일의 마무리,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에 웃음을 줬으면 한다”며 “미운 짓을 하는 출연자들이 있지만, 그 미운 짓이 TV로 보시는 시청자 분들에게는 웃음, 즐거움이 되어 시청자 분들이 ‘미우새’기 아닌 ‘고우새’(고운 우리 새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