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게임' 고동완 PD, 웹예능계 김태호 PD가 탄생했다 [인터뷰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7.14 12: 00

'워크맨', '네고왕', '로또왕' 시리즈를 연달아 성공시킨  고동완 PD가 티빙 오리지널 ‘제로섬 게임’으로 다시 한번 예능계를 뒤흔들고 있다.
'제로섬게임'은 상금을 걸고 찜질방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초 몸무게 심리 게임 서바이벌이다. 유튜버 과로사(전재환), 개그맨 김명선, 개그맨 김병선(코미꼬), UFC 파이터 김한슬, 유튜버 딕헌터(신동훈), 안무가 리안, 아나운서 박서휘, 헬스 트레이너 오관우, 배우 이규호, 스텔라 출신 가수 전율이 출연하는데  “몸무게의 총합을 그대로 유지하라"는 미션을 놓고 치열한 사투와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고동완 PD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다. 그동안 10분짜리 숏폼 예능을 하면서 핵심은 계속 재밌었으면 좋겠다였는데 40분으로 길어지면서 기대감과 재미를 계속 끌고 갈 수 있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 40분 전부는 아니더라도 긴장감과 재미를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OTT 콘텐츠보다 우리 껀 퀄리티가 낮을 수 있다. 다만 유튜브를 즐겨보는 분들이 좋아하는 편안한 콘텐츠와 OTT 콘텐츠의 고퀄리티 사이에 우리가 있다. 최대한 디지털 콘텐츠의 장점을 살리고자 한다. 설명 자막보다 담백한 자막이 낫겠구나 싶다. 제작진이 70명으로 늘었으니 편집 요소에 스케일이 업 돼서 어렵지만 큰 차이를 못 느끼게끔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고동완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시청률 수치는 없지만 체감 반응은?
시청률을 못 봐서 답답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청률이 안 나오니까 도움이 됐다. 예전부터 우리가 준비한 최대치를 보여드리자,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자고 해서 피드백을 받으면서 소통하는 게 좋았다. 매회 보면서 유튜브 댓글 관심을 캐치하며 후반 회차에 반응을 녹였는데 티빙이라 그걸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피드백 요원들이 있다. 매회 보여드리면서 평을 받고 있다. 그걸로 위안을 삼고 있다. 재밌는 부분은 극대화하고 아쉬운 건 줄이면서 수정해나가고 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반응을 물어본다. 가장 까탈스러운 지인이 있는데 그분이 제가 만든 것 중에 ‘제로섬 게임’이 제일 재밌다고 했다. 재미는 있나 보다 싶다.  프로그램이 새롭고 나름의 몰입감과 재미가 있다고 하더라.
-출연자 섭외 기준은?
기획은 6개월, 섭외는 3개월이 걸렸다. 3~40명 정도 만나면서 미팅을 했다. 다양한 몸무게를 담기 위해서 체중 기준을 뒀고 다음으로 중요한 건 친분이었다. 친분이 있으면 연맹을 맺을 수 있고 정치질 할 수 있으니까 미팅 때마다 친분을 찾아냈다. 겹치면 제외했다. 섭외 해놓고 막판에 불발된 분은 풍자였다. 예능적인 요소나 서버이벌에 참여 안 한 이력이 좋아서 우선순위로 뒀는데 뺐다. 곽튜브도 좋았는데 서로 친분이 있어서 못하게 됐다.
6개월 동안 기획하며 섭외하고 룰을 만들었다. 사람이 몸무게를 찌우면 얼마나 찌울까 시뮬레이션을 제작진들이 먼저 했다. 3시간 동안 10명이 미친듯이 먹으면서 테스트 했다. 그때 제가 제일 많이 쪘다. 3kg까지 쪄서 총 20kg까지 가까이 가더라. 상금 3억을 걸고 해보자 했었는데 1억을 걸고 찌운 만큼 올리는 룰로 하면 어디에도 없던 것 같아서 좋겠다 싶었다. 3억 이상으로 찌길, 5억까지 가도 좋겠다 기대했는데 그래도 2억 7천까지 비슷하게 나오더라.
-어떻게 이런 기발한 예능을 기획하게 된 건지?
처음에는 찜질방에서 연애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런데 객관적인 수치인 몸무게를 갖고 게임하면 어떨까 싶었다. 처음엔 유튜브 콘텐츠로 기획했다. 우리 채널을 만드는 게 아닌 잘 되고 있는 유튜브 채널과 협업해서 론칭하려고 했다. 미팅하는 와중에 티빙에서 여러 예능을 론칭한다고 해서 접촉했다. 사이즈업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제로섬 게임’을 픽해주셨다.
-장성규, 한혜진, 이이경, (여자)아이들 우기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는데
‘제로섬 게임’의 룰이 어렵고 복잡한 편이다. 그래서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고 보는 분들이 빨리 흡수하길 바랐는데 그 역할을 패널들이 해준다. 복잡한 정치 상황을 패널들이 풀어주기도 하고. 그 역할이면 다 했다. 시청자의 마인드로 이해해주더라. 미션을 설명해주고 심리전과 할 것들을 정리해주면서 새롭게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피드백 요원들이 영상으론 이해 못했는데 패널들 설명으로 이해가 됐다고 하더라. 패널들이 꼭 필요하긴 하겠구나 싶더라. 특히 우기가 정말 대단하다. 제작진 의도와 반전 요소를 잘 맞히더라. 설마 우기가 얘기한 대로 되겠어? 하던 것들이 실제로 일어났다. 대본이 있는 것처럼 드라마틱한 전개가 이뤄져서 패널들도 놀랐다.
-기존 예능에선 보기 힘든 신선한 포맷을 늘 기획하는 것 같은데 연출 목표는?
‘아웃오브더박스’의 약자인 ‘오오티비’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남들이 안 하는 새로운 걸 매번 하고 싶다. 서바이벌이 흔하지만 몸무게를 다루는 건 없지 않나. 토크쇼, 먹방 이런 콘텐츠는 장소와 출연자만 바뀔 뿐 비슷한 편이다. 신선한 기획, 생각지도 못한 기획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희열을 느낀다. 남들이 안 다루는 소재를 갖고 만들고 싶었다. 때론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런 시도를 통해서 성장하면 좋은 아웃풋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장성규가 웹예능계의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되자고 제작발표회 때 얘기했는데?) 술마시며 했던 얘기를 취재진 앞에서 할 줄이야. 워낙 대단한 분들이고 롤모델인데 그렇게 얘기해줘서 놀랐다.
-‘제로섬 게임’은 제작진에게 어떤 의미?
이 콘텐츠를 계기로 달라질 것 같다. OTT를 해보니 재미를 느꼈다. 스스로 10분짜리 예능만 할 수 있는 깜냥의 PD라고 생각했다. 40분짜리 해보니까 못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 1년에 장편 예능을 두 개씩 하자는 목표가 생겼다. 1인 미디어로 할 수 있는 사업도 하면서 예능 제작을 하는 게 계획이다. 투 트랙이다. 주식에 비유하면 저는 우상향 하고 싶다. 잘 안 될 때도 있지만 결국은 우상향이 되는 주식이고 싶다.
/comet568@osen.co.kr
[사진] 티빙, 로네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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