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강기영 "광고 콘티에도 '워~워~'...시즌2도 하고싶죠"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08.19 08: 35

"광고 콘티에도 '워~워~'가 있더라고요". 드라마 대사 한 마디가 광고까지 담겼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니콘 상사'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강기영의 이야기다. 
강기영은 지난 18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약칭 '우영우')에서 변호사 정명석 역으로 열연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 가운데 정명석은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의 신입 변호사 생활을 돕는 법무법인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로, 우영우를 변호사로 성장하게 만들며 '서브 아빠', '오피스 대디' 등으로 불리며 호평받았다. 이에 그는 종영에 앞서 지난 17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이 지난 9회에서 15.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상황. 강기영은 "잘 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는데 이렇게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남녀노소 사랑해주시고 이 정도로 좋아해주실 줄은 몰랐다"라며 얼떨떨한 심정을 밝혔다. 

강기영은 "시청률 상승세가 비현실적이었다. 저희가 느끼는 체감으로는 와닿지가 않아서 겁을 상실했다. '시청률 20%, 30% 가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신생 채널인데, 현장에선 다들 얼떨떨했다. 당연히 기쁘기도 했다"라며 웃었다. 
이에 힘입어 '우영우' 제작진과 출연진 일부가 인도네시아 발리로 포상 휴가를 떠나기도 한 터. 강기영은 당초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에 확진돼 합류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그는 "출발하는 친구들은 미안해서 문자 안 하더라. 2년 간 잘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한때는 슈퍼면역이라고 착각하고 지냈다. 어쨌든 건강한 저야 감기처럼 끝났지만 중환자 분들이 있다 보니 가볍게 생각은 안 들더라. 나름 스스로 위안했던 건 앞뒤로 스케줄이 있어서 저는 포상 휴가도 2박만 하고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라 '이럴 거면 안 가는 것도 괜찮다' 생각했다. 감독님도 '강기영 씨가 안 와서 아쉬울 줄 알았는데 재미있더라'라고 농담도 하시면서 아쉽다고 해주셨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작 드라마 팬들 중에 강기영의 포상 휴가 참석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바. 그만큼 강기영은 정명석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강기영은 "처음엔 저도 안 해본 느낌의 FM, 샤프한 느낌의 시니어 변호사라 외형적으로 표현하려고 많이 갇혔다. 노련해야 하고, 구력이 비쳐야 하고 그런 시니어 변호사라는 생각이 저를 옥죄었다. 그걸 버리고 케미, 관계성 위주로 생각을 하다 보니까 많이 편해져서 지금 명석이가 탄생한 것 같다. 처음에는 많이 버거웠다. 이런 결의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서 두렵기도 했고 그런 척 하려고 했다. 진행되다 보니 익숙해진 것도 있고 저를 만들어준 느낌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실제 문지원 작가는 정명석 캐릭터에 대해 '40대 판타지를 다 넣었다'라고 표현하기도 한 터. 이에 강기영은 "대본으로만 봐도 누가 했어도 멋있는 역할이었을 것 같다"라고 수긍했다. 또한 "슈트를 입어야 해서 외형적으로는 살을 좀 뺐다. 연기적으로는 기본기와 자세를 재정비했어야 했다. 어쨌든 대사 자체가 생전 해보지 않은 법률 용어이기도 해서 제 습관대로 그런 자세로 대사를 칠 수가 없겠더라. 기본기가 너무 훌륭한 배우가 눈앞에 있어서 자극이 된 것도 있고 보고 배운 점도 너무 많다. 가장 신경 쓴 건 좋은 악기를 만들어야 좋은 소리를 내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촬영 가기 전에는 루틴이 생겼다. 스트레칭을 30분 이상 하는 습관이 생겼다. 라운드 숄더를 많이 피려고 했다. 자세가 워낙 안 좋았더라. 마라톤 프로그램에 풀코스를 뛰면서 몸이 완전히 뒤틀어져서 한참 고생했는데 그게 계기가 돼서 몸을 되돌아봤다"라고 덧붙였다. 
방송 후반 정명석이 위암 3기에 걸리는 설정은 호불호 반응을 동시에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강기영은 "처음엔 몰랐는데 촬영 중후반에 '명석이가 아플 예정'이라고 들었다. 단순 과로 정도일 줄 알았는데 그렇게 큰 병일 줄 몰랐다. 나름 빌드업을 하려고 애썼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명석이가 봤을 때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고 봤다. 누군들 예상하고 질병을 얻는 건 아니지 않나. 다만 명석이가 질병을 극복하는 과정이 실제 환자 분들께도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했다"
또한 강기영은 화제를 모았던 애드리브들에 대해 "원래도 대본의 빈 부분을 채우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런데 촬영 중반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기대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방송에 못 나갈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 이번엔 다행히 유효타가 많았다. 단순히 제가 돋보이려고 하기 보다 인물로서 뱉는 말이라 생각하고 애드리브를 많이 했는데, 그걸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기뻤다"라고 말했다. 
극 초반 법정 장면은 강기영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강기영은 "법정 촬영에 가면 인물들이 30~40명 있으니까 그런 중압감들이 힘들었고 초반에는 신체를 풀어도 긴장이 풀리지 않더라. 많이 하다 보니 법정도 편해지고, 저를 믿어보려고 했다. 제가 명석이를 못 믿을 때 힘들었다. '내가 명석이처럼 안 보이면 어떡하지? 시니어 변호사인 척 하면 어떡하지?' 싶었다. 얘(정명석)를 창조하는 나 조차도 못 믿으면 미안해지더라. 정명석이 틀려도 맞고, 잘못되도 맞는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을 때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강기영은 "명석이라는 인물의 스토리가 있지 않나. 정중앙에 우영우한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호사라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이 즐겁더라. 정말 명석이로 살았던 것 같다. '우영우'를 하면서 이런 느낌이라면 다양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가 언제 어디 가서 변호사라는 말을 들어보겠나. 저는 배우인데. 다양한 삶을 살아보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더불어 그는 극 중 정명석에게 우영우라는 존재에 대해 "정의를 꿈꾸던 신인 변호사로 나를 돌려보내는 존재"라고 평했다. 나아가 그는 스스로의 초심을 다잡게 만드는 우영우 같은 것에 대해 "배우로서 주목받는 순간"이라고 답했다. 그는 "예전 같았으면 지금 같은 관심에 들떴을 것 같다. 방방 떠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저도 주목을 받고 내려와도 보고 해보니 평정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영우' 이슈도 방송이 끝나면 잠잠해질 테니 그냥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실 때 사실 초심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 내가 언제 이렇게 주목을 받아봤으며 계속 또 가는 주목은 아닐 테니까 연기로서 보여드리는 게 맞다'라고 생각해서 초심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기영이 작품으로 주목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 나의 귀신님', '김 비서가 왜 그럴까'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캐릭터로 사랑받아왔기 때문. 다만 강기영은 "사람들이 저를 안 궁금해할 줄 알았다. 그저 '강기영은 강기영'이라고 느끼실 줄 알았다. 그런데 명석이가 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라며 캐릭터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이에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열의가 생겼다"라며 "일부러 다른 배역을 하기 위해 휴식을 취한 건 아니지만 찍어둔 영화들의 개봉이 밀리며 이 참에 안 해본 역할을 기다려보자고 생각했는데 '우영우'의 정명석으로 보상받은 느낌이다. 앞으로는 전처럼 코믹한 역할을 하기도, 계속해서 멋진 역할을 하기도 어려워 고민"이라며 웃었다. 
나아가 강기영은 "'우영우'를 통해서 '저 친구한테 저런 모습도 있네?'라는 호기심을 자아낸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일에 전념해보고 싶다.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변화가 아니더라도 '저 친구 신선하네? 재미있네?'라는 정도만 되도 좋을 것 같다. 실패를 해도 도전하고 싶다"라며 눈을 빛냈다.
이미 제작사에서 '우영우'의 시즌2 제작을 논의 중인 상황. 강기영은 "출연 의향은 당연히 있다. 저는 계속 남들이 조심할 때도 시즌2를 얘기했던 것 같다. 이 드라마 현장이 너무 좋았다. 이걸 다시 느껴보고 싶은 욕심도 컸다. 불러주시면 당연히 참여할 것 같다. 다만 결말 때문에 비중이 많이 없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 밖에 결정된 차기작은 아직 없는 상황. 이미 강기영은 '우영우'의 인기에 힘입어 극 중 정명석의 대사였던 "워~워~" 등이 들어간 광고 콘티까지 받아보며 활동 저변을 넓히고 있단다. 그런 강기영에게 '우영우'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강기영은 "코로나19라는 엄청난 피로도로 2년 넘게 고생한 대중을 '우영우'로 잠깐이나마 행복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그게 저한테 의미있는 드라마였고, 대중 분들도 그렇게 봐주신 것 같다. 어제도 식당에서 짬뽕을 먹는데 뒤에 있는 테이블에서 한 아버지가 가족들한테 '나 내일 우영우 볼거야'라고 하시더라. 안 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우영우'를 보는 분들께 잠깐이나마 쉬어갈 수 있던 타이밍을 드린 것 같아서 만족하고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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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무액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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