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진심이다, 감독님과 오래하려면…" 꼴찌팀 대행 체제 최초 기적 쓰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8.19 09: 22

NC의 뒷심이 예사롭지 않다. 강인권(50) 감독대행 체제에서 갈수록 힘이 붙고 있다. 6월9일까지 꼴찌였던 팀이 이제는 5위 자리까지 넘본다. 
NC는 후반기 19경기 13승5패1무로 리그 최고 승률(.722)을 기록 중이다. 지난 18일 광주 경기에서 연장 11회 9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14-8로 승리, 5위 KIA와 격차를 4경기로 좁혔다. 시즌이 42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점점 가시권에 들고 있다. 
올해 못해도 5강 전력으로 평가받은 NC는 시즌 초부터 주축 선수들의 징계 이탈과 부상 속출로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일부 코치들의 폭행 사건까지 터지면서 불과 2년 전 통합 우승을 이끈 이동욱 감독이 시즌 33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NC 강인권 감독대행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2.08.12 /  soul1014@osen.co.kr

이동욱 감독이 물러난 5월11일부터 강인권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지금까지 3개월 넘게 팀을 이끌고 있다. 이 기간 NC는 69경기에서 36승30패3무로 승률 5할4푼5리를 기록 중이다. 10위 꼴찌였던 순위는 7위로 올랐고, 전반기를 마쳤을 때 9.5경기 차이였던 5위 KIA와 격차도 한 달 만에 5.5경기를 줄여 4경기로 따라붙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50경기 이상 팀을 이끈 감독대행은 강 대행이 20번째. 50경기 이상 기준으로 승률 5할 이상 기록한 감독대행은 5명에 불과했다. 2001년 롯데 우용득(27승22패1무 .551), 2001년 LG 김성근(49승42패7무 .538), 1987년 MBC 유백만(26승24패4무 .519), 1983년 삼성 이충남(34승33패3무 .507), 2011년 두산 김광수(38승38패 .500) 대행 순으로 성적이 좋았다. 
현재 강인권 대행의 승률은 2001년 롯데 우용득 대행 다음으로 높다. 60경기로 기준을 높이면 2001년 김성근 대행을 넘어 역대 최고 승률. 아직 42경기가 더 남아있지만 현재 기세라면 더 높은 순위와 승률도 기대할 만하다. 대행 체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으로는 1997년 삼성(조창수), 2004년 KIA(유남호), 2011년 SK(이만수), 2020년 키움(김창현)이 있지만 대행 체제 전환 당시 꼴찌였던 팀들은 아니었다. 만약 올해 NC가 가을야구에 나가면 꼴찌였던 대행 체제 팀에서 최초의 역사를 쓰게 된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 대행이 롯데 자이언츠에 5-1로 승리한 후 양의지, 이용찬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6.03 / foto0307@osen.co.kr
대행 체제는 일시적인 분위기 쇄신이 가능해도 장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낮다. 거의 대부분 대행 체제는 팀이 크게 무너졌을 때 감독 교체라는 충격 요법으로 가동된다. 정상 전력을 꾸리기 어렵고, 시즌 도중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 반전을 일으키는 게 쉽지 않다. 불안정한 대행 신분이라 시즌 끝이 다다를수록 리더십도 힘을 받지 않기 마련. 
하지만 지금 강 대행 체제의 NC는 다르다. 기본 전력 자체가 좋은 팀이라도 선수들이 뭔가 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성적으로 나올 수 없다. 강 대행의 리더십을 빼놓곤 설명이 안 된다. 지난 1995~2006년 12년간 한화와 두산에서 포수로 뛰었던 강 대행은 은퇴 후 두산, NC, 한화에서 배터리코치로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두산에서 양의지, 박세혁, NC에서 김태군, 한화에서 최재훈을 키워낸 '명포수 조련사'로 훈련할 때는 누구보다 엄하지만 따뜻한 리더십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2020년부터 NC에서 수석코치를 맡아 팀 내부 사정에도 밝다. 2020년 시즌 후에는 고향팀 한화의 감독 후보에 오를 정도로 여러 구단이 주목하는 지도자다. 
경기에 앞서 NC 강인권 감독대행이 박건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05.15 /sunday@osen.co.kr
두산 시절부터 강 대행과 함께한 NC 외야수 박건우는 “진짜 인자하고 좋으시다. 선수들이 알아서 한 발짝 더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주시는 분이다”며 “선수들이 FA 때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가 오는데 (강인권) 감독님께서도 어떻게 보면 기회가 오신 게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감독님과 오래 같이 하고 싶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선수들이 아무리 좋아하는 감독님이라도 못하면 책임은 감독님이 지시는 것이다. 그게 늘 죄송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감독님이라면 결국 성적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지금 선수들이 그런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건 진심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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