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졸았던 78세 노감독, 아픈 투수 방치…0이닝 4실점 강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8.24 05: 06

경기 중 조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된 메이저리그 ‘최고령 사령탑’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아픈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방치한 것을 두고 논란이다. 토니 라루사(78)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연일 달갑지 않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화이트삭스 우완 투수 마이클 코펙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1피안타 2볼넷 1사구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왼쪽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1회 이닝이 시작되기 전 연습 투구를 할 때부터 코펙은 이상 조짐을 보였다. 연습 투구를 멈추며 통증을 호소한 코펙을 구단 트레이너와 라루사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체크했다. 불편해하는 모습이 계속 보였지만 코펙은 마운드를 내려가지 않았다. 
첫 타자 MJ 멜렌데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코펙은 바비 위트 주니어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살바도르 페레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준 뒤 비니 파스콴티노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그제서야 라루사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투수 교체를 알렸다. 무사 만루에서 올라온 지미 램버트가 안타 2개를 맞고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주면서 코펙의 책임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0이닝 4실점으로 코펙의 평균자책점도 3.25에서 3.58로 올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토니 라루사 감독. / dreamer@osen.co.kr

이날 코펙의 투구수는 19개였는데 스트라이크(9개)보다 볼(10개)이 많았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1.7마일(147.6km)로 시즌 평균 95마일(152.9km)보다 3.3마일(5.3km) 느렸다.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데 한 타자도 아니고 4타자를 상대하게 했다. 아픈 투수를 마운드에 방치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날 경기도 화이트삭스가 4-4 동점을 만들었지만 8회 불펜이 무너져 4-6으로 졌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라루사 감독은 “연습 투구를 하면서 코펙이 통증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볼 스피드가 떨어진 것을 봤고, 더는 밀어붙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코펙은 “연습 투구를 할 때부터 무릎에 통증을 느꼈지만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가능한 오래 마운드에 있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팀을 힘든 상황에 처하게 한 것이 짜증난다”고 자책했다.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마이클 코펙이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채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수의 투구 의지가 강했다고 해도 라루사 감독의 결정이 한 박자 늦은 건 분명하다. 미국 스포츠매체 ‘야드버커’는 ‘라루사 감독이 코펙의 부상과 관련해 비난을 받고 있다. 명백하게 부상을 입었는데 그대로 투구를 하게 했다’며 ‘화이트삭스에 중요한 경기였을 뿐만 아니라 코펙은 팀이 많은 투자를 한 26세 선수다.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했다. 라루사 감독의 운영과 결정은 1년 내내 화이트삭스 팬들이 느끼는 좌절감의 원천이다’고 지적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3회에 현역 감독 최다승(2883승)을 거둔 라루사 감독은 이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레전드. 그러나 지난해 화이트삭스 감독으로 현장 복귀 후 명성에 흠집만 내고 있다. 과거 불문율을 고수하며 소속팀 선수를 꾸짖다 ‘꼰대’ 비판을 받았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갑자기 자동 고의4구 지시를 두 번이나 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5회말 2사 1루 상황 시카고 화이트삭스 토니 라 루사 감독이 선발 루카스 지올리토를 강판시키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난 2일 캔자스시티전에선 1회부터 덕아웃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화이트삭스 팬들의 불신도 극에 다다라 홈경기 때도 ‘파이어 토니’ 구호가 나오기도 한다. 지난해 화이트삭스를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한 라루사 감독은 올해 지구 3위(62승60패), 와일드카드 6위로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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