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만 해도 복덩이 대체 외인으로 불렸던 앤서니 알포드(KT)에게 타격 슬럼프가 찾아왔다. 하필이면 순위싸움이 한창인 시기에 부진을 겪으며 이강철 감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알포드는 지난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의 시즌 13차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LG 선발 김윤식의 변화구에 철저히 당했다. 0-0이던 1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1B-2S에서 체인지업에 헛스윙한 그는 여전히 0-0으로 맞선 4회 1사 후에도 1B-2S에서 체인지업에 헛스윙했다. 그리고 0-0이던 6회 무사 1루 기회를 맞이했지만 앞선 두 타석과 마찬가지로 1B-2S에서 다시 체인지업을 넘어서지 못했다. 결과는 또 헛스윙 삼진.

삼진 3개로 침묵한 알포드는 1-2로 뒤진 8회 무사 2루 찬스서 대수비 전문 요원 송민섭과 대타 교체되는 굴욕을 겪었다. 타석에 등장한 송민섭은 벤치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알포드는 지난 5월 말 총액 57만7000달러(약 7억원)에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인으로 KT맨이 됐다. 시즌 도중 영입한 대체 선수 치고는 적응 속도가 빨랐다. 6월 한 달간 타율 2할3푼1리 3홈런으로 방망이를 예열한 뒤 7월 타율 3할1푼7리 3홈런 14타점의 화력을 뽐내며 단숨에 효자 외인 반열에 올라섰다. 이강철 감독이 “타격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내년에도 쓰고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알포드의 타격은 8월 19일 사직 롯데전 3타수 무안타를 시작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전날까지 12경기 타율이 1할9푼5리(41타수 8안타)로 상당히 저조하다. 이 기간 장타는 9월 1일 LG전 2루타가 유일하며, 장타율이 .220, 출루율은 .227에 그쳤다. 대신 삼진을 무려 20개나 기록했다.
KT는 최근 강백호, 장성우가 부상을 털고 타선에 복귀하며 스프링캠프부터 바랐던 완전체 타선을 이뤘다. 그러면서 줄곧 3번을 담당했던 알포드를 2번으로 이동시켰는데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타선은 알포드가 2번에서 연결만 잘해주면 빅이닝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그쪽에서 잘 풀리지 않는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KT는 지난 2020시즌 MVP를 거머쥔 멜 로하스 주니어 이후 그에 버금가는 외국인타자를 좀처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조일로 알몬테를 시작으로 제라드 호잉, 헨리 라모스 모두 시즌 도중 짐을 싸거나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리고 알포드마저 중요한 시기에 화력을 잃으며 다 잊은 줄 알았던 외인타자 악몽이 스멀스멀 다시 떠오르고 있다.
KT는 알포드의 부진이 일시적인 사이클 하락이길 바라고 있다. 워낙 뜨거운 여름을 보낸 덕에 시즌 성적도 56경기 타율 2할7푼 9홈런 39타점 OPS .812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 56경기를 통해 승부처 한방도 입증한 터. 알포드는 남은 27경기 KT 타선의 키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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