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의 풀뿌리 야구] 야구계 최고의 왕은 어린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9.05 12: 28

최근 들어 출산율 감소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뉴스를 보면 정말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느껴질 정도다. 
우리집 둘째 아들(유민상)은 결혼은 했는데 아직 2세가 없다. 결혼한 지 3년이나 됐는데도 말이다. 둘째 아들은 얼마 전 '한 달에 100만 원을 아기에게 투자할 수 있어야 아기 낳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 이야기했다.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아기를 낳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의미다. 아기는 누가 키우고 돈은 누가 버냐는 것이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삶의 질을 굉장히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결혼해서 애를 낳아서 키울 자신이 없으면 낳지를 않는다. 애는 낳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크며 형제들이 많으면 누가 도와도 서로 의지하면서 살 수 있다는 옛날 우리 부모들의 사고와는 180도 다르다. 

OSEN DB

이러한 상황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리틀야구연맹 회장의 관점에서 봐도 리틀 야구 선수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예전에는 팀마다 선수들이 넘쳐났으나 인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리틀 야구를 떠나 동네에서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보기 힘들다. 저마다 스타 선수의 타격이나 투구 폼을 따라 하며 동네를 누비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리울 정도다. 누군가는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느라 바쁘다 보니 그렇다고 하지만 없어도 너무 없다. 
야구계도 위기를 직시해야 하는데 느긋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KBO는 자나 깨나 그저 인프라 걱정하고 구단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하고 돈 들어가는 사업은 관심들이 없다. 어느 팀이 트레이드를 잘했느니, 드래프트에서 어떤 선수를 뽑을 것인지, 외국인 선수를 싸게 들여와서 팀 성적 올리는 것만 생각한다.
내가 볼 때 야구계에서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대상은 어린이다. 야구와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선수의 길을 걷는 어린이도 있을 거고 부모님 또는 친구들과 야구장을 자주 찾게 된다고 본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어린이 팬들에게 더 잘해야 한다. 모 선수의 따듯한 말 한마디에 감동받아 그 선수는 물론 소속 구단의 열성 팬이 되기도 한다. 반면 불친절한 모습으로 어린이들에게 야구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흔히 손님은 왕이라고 하듯 야구계 최고의 왕은 어린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줄어드는 어린이 팬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야구계가 살 수 있다.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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