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호' 김연교 "사극에서 혜경궁 홍씨役 너무 해보고 싶다"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2.09.06 17: 28

김연교가 사극을 비롯해 혜경궁 홍씨 역할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김연교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파로호'의 개봉 과정부터 비하인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파로호'(감독 임상수, 제공 영화진흥위원회,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배급 더쿱디스트리뷰션)는 노모의 실종 이후 도우(이중옥 분)와 관계된 세 인물들에게 펼쳐지는 일상의 파문과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깊고 날카롭게 세공한 심리 스릴러 작품이다.

제5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하버(Harbour) 부문에서 처음 선보여 주목 받았으며, 이후 제23회 전주 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초청돼 국내 장르 마니아까지 사로잡았다.
김연교는 극 중 노모의 실종으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도우에게 접근하는 다방 종업원 미리로 분해 열연했다. 미리는 평소 알고 지내던 도우에게 다가가 의문스러운 눈빛과 미소를 던지면서 그를 홀리는 비밀스러운 인물이다. 
2016년 연극 '안나라수마나라'로 데뷔한 김연교는 이후 수십 편의 독립 단편 영화에서 많은 캐릭터를 경험했고, 상업영화 '골든슬럼버' '탐정:리턴즈' '백두산' '보이스' '비상선언', 드라마 '트레이서' '결혼백서' 등에서 조·단역으로 나왔다. 2019년 독립장편 '아워바디'에서는 조연 은수 역을 맡아 존재감을 내비쳤고, 이번 '파로호'에서는 인상 깊은 열연과 비중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럼에도 연예계에서 이름 석 자를 알리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 주연이 아닌 단역이나 조연 배우들은 수입도 일정치 않기 때문에 투잡, 쓰리잡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김연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신이 날 예뻐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돈이 똑 떨어질 때쯤 작품 하나가 들어와서 찍고, 또 하나가 들어와서 찍고 그런 식이다. 솔직히 독립 영화는 진짜 돈이 안 된다"며 "예전에는 단편 영화를 닥치는 대로 찍었다. 정말 열심히 촬영했고, 진짜 돈을 안 썼다. '교통비, 핸드폰비 있으면 됐다'는 식으로 살았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가난했다"고 밝혔다. 
최애 음식이 양꼬치라는 김연교는 "핸드폰비와 교통비를 낼 수 있는 것보다 좀 더 벌면 양꼬치를 먹으러 갔다. 양꼬치에 맥주를 먹으면 3만원이 조금 넘는데, 나한테는 굉장히 거금"이라며 "과거에는 단편 영화 스케줄이 언제 생길지 몰라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요즘에는 일이 없을 때 아르바이트를 계속 한다. 20대 땐 잠도 안 자고 내 몸을 죽여가면서 일했는데, '그렇게는 찍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당시 그렇게 했던 이유는 연기 전공자가 아니라서 기댈 곳이 그것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김연교는 서울여대 일어일문학과를 나와서 관련된 회사에 취직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하고 싶은 것=연기'라는 판단에 뒤늦게 배우의 길에 뛰어들었다. 물론 부모의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딸의 선택을 존중해주셨다고. 
평소 사극을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김연교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꼭 출연하고 싶다"며 "특히 혜경궁 홍씨를 좋아하는데, 그 삶이 너무 기구하고, 너무 외롭고, 아픈 사람 같은데 그런 모습이 끌린다. 어떤 작품에 나오든 메인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항상 이입이 잘 됐다. 그 분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맴도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대장금'도 진짜 좋아했는데, 주인공보다 금영이 캐릭터가 끌렸다. 종사관 나으리를 오래 좋아하다가 마지막으로 밥을 차려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너무 슬펐다. 뭔가 결핍이 있는 인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매일 알바를 하느라 손가락 끝에 흉터가 가득했던 김연교는 "연기를 그만두고 싶고, 미웠을 때 오히려 연기에 대한 마음이 커졌다. 여전히 연기는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제일 잘하고 싶지만 그 %를 낮췄다"며 "평상시에는 배우 김연교보다 내 삶을 건강하게 굴리고 싶다. 정말 간절하게 원할 땐 안 되더라.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살면 기회가 오는 것 같다. '파로호'도 그랬고, 소속사도 그랬다. 인생을 좀 커다랗게 보고 싶고, 연기를 오래오래 재밌게 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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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타터엔터테인먼트 제공, '파로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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