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서 통하는 선수 만든다!” 고려대 주희정 감독, 성적과 육성 다 잡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09.08 07: 00

주희정 감독의 지도철학이 고려대를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주희정 감독이 이끄는 고려대 농구부는 7일 안암동 화정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건국대를 74-63으로 이겼다. 고려대는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7년 만에 통합우승까지 달성했다.
고려대에게 의미가 큰 우승이었다. 고려대의 마지막 대학농구리그 우승은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이후 고려대는 라이벌 연세대에게 대학농구리그 6연패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최고의 유망주들을 보유한 고려대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고려대출신 선수들이 프로에서 부진하자 ‘고려대 가드는 믿고 거른다’는 불명예까지 생겼다.

2019년 고려대 감독으로 부임한 주희정 감독이 체질개선에 나섰다. 특히 주 감독은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선수를 만들겠다”는 철학을 주입했다. 당장의 성적이 중요한 대학농구에서 미래를 보고 선수를 기용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잘하는 몇몇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것이 성적을 내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가대표’ 여준석이 입학한 고려대는 단연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다. 여준석의 활약으로 고려대는 연세대와 시즌 첫 두 경기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시즌 도중 여준석이 미국유학을 떠났다. 신주영, 박무빈, 박정환 등 주축전력들도 계속 다쳤다.
공교롭게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주희정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대학리그 결승전에서 김도훈, 김태훈이 제 몫을 해줬고 김태완은 박무빈의 출전시간 공백을 메웠다. 주희정 감독은 변칙수비로 건국대의 장점인 3점슛을 18%로 막았다.
세대가 다른 학생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주는 것도 지도자의 역할이다. 본인이 조기에 프로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둔 주 감독은 기량이 무르익고 선수 본인이 의사가 있다면 조기 프로진출도 적극 권장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두원이다.
대학최고센터로 불리는 이두원이지만 저학년까지는 크고 작은 부상에 활약상이 크지 않았다. 이두원은 MBC배를 앞두고 주희정 감독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주희정 감독은 이두원에게 프로진출을 권하며 뚜렷한 목표의식을 심었다. 심기일전한 이두원은 MBC배 맹활약을 바탕으로 KBL 문을 두드린다. 205cm 빅맨자원 이두원은 드래프트 상위지명도 노려볼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3학년가드 김태완 역시 대학무대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조기에 프로진출을 선언했다.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는 올해 드래프트지만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얻은 3학년 재학생들의 조기 진출 러시로 선수층이 풍부해졌다.
7년 만의 통합우승으로 주희정 감독은 성적과 육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하지만 대학무대에서 우승했다고 선수들 농구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프로에 가서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주희정 감독은 “7년 만의 통합우승을 달성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통합우승에 만족하지 말고 저마다의 꿈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제자들에게 더 큰 목표를 가지길 당부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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