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아 "네 번 연속 악역? 꾸준하면 새 길 열린다고 믿어요"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2.09.10 13: 39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걸그룹 레인보우는 다재다능한 멤버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최종병기’로 불리는 멤버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멤버에 비해 개인 활동이 적어 인지도가 부족했고, 그룹 활동이 마무리되면서 연기자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면서 스스로 일곱 빛깔 무지개 색 그 이상의 컬러풀한 연예계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 레인보우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오승아의 이야기다.
2009년에 데뷔해 올해로 데뷔 12주년을 맞이한 레인보우 멤버 구성을 보면 이렇게 다재다능한 멤버가 많은 그룹이 또 있을까 싶다. 리더 김재경을 비롯해 지숙, 막내 조현영까지, 각자 맡고 있는 색 그 이상의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오승아가 이들보다 활동을 덜 했거나, 열심히 하지 않은 오승아는 고우리, 김재경과 88라인이지만 생일 순으로 따지면 둘째. 레인보우 블랙, 레인보우 픽시 등 유닛으로 활동했지만 일상에서의 오승아를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이 다른 멤버들에 비해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다고 오승아가 매력이 없는 캐릭터는 아니다. 청순한 분위기와 참한 얼굴, 자타공인 레인보우 몸매퀸 등 ‘최종병기’로 불리는 오승아지만, 유독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연기가 그 돌파구가 됐다.

스타휴엔터테인먼트 제공

“레인보우 활동할 때는 오히려 인지도가 많이 없었다. 메인으로 회사에서 미는 멤버들이 있고, 예능을 잘하는 멤버들도 있는데, 나는 유닛 활동은 했지만 개인 활동이 많이 없어서 인지도가 부족한 멤버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 여자의 바다’ 연기할 때부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인지도가 많이 상승했다. 지금은 밥을 먹으러 가거나, 카페를 가도 많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왔다! 장보리’, ‘피노키오’ 등으로 연기를 익힌 오승아는 2017년 KBS2 일일드라마 ‘그 여자의 바다’를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이후 ‘대군-사랑을 그리다’로 사극을 경험했고, 2018년에는 연기대상 신인상을 안겨준 MBC ‘비밀과 거짓말’을 만났다. ‘비밀과 거짓말’에서 오승아는 신화경 역을 연기했고, 첫 악역 연기로 신인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악역 제안 받았을 때 새로운 도전이다, 이런 캐릭터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 희망, 궁금증이었다. 선한 역할도 해봤고, 사극에서 중전 역할도 해봤고 했으니 악역도 하면 다양한 걸 경험할 수 있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나도 이렇게까지 세 번 연속 악역을 하게 될지는 몰랐다. 악역을 계속 할 거라는 상상은 못한 상태로 선배님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고 레슨도 받고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신인상을 받고 되게 이 상을 받은 만큼 또 잘 해내야 하니까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두렵기도 했다. 그리고 사실 제가 ‘비밀과 거짓말’ 할 때 그렇게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데 시청률이 잘 나오고, 여러 상황들이 참 감사하게도 상까지 받을 수 있게 해줘서 그만큼의 책임감이 더 많이 생겼다.”
오승아의 말처럼, ‘비밀과 거짓말’ 이후 오승아는 두 작품을 더 MBC와 함께 했고, 그 캐릭터는 모두 악역이었다. ‘나쁜 사랑’ 황연수, ‘두 번째 남편 윤재경’까지 2018년부터 20201년까지, 3년 내내 악역과 함께 했다. 세 번 연속 악역을 하니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오승아가 연기를 하는거니 다 비슷해 보일 수 있다. 그 캐릭터의 상황, 그때의 감정 등을 표현하는 게 내 숙제다. 비주얼적으로 다른 걸 보여주기에는 쉽지 않고, 그러니까 연기적인 상황과 마음을 잘 표현해서 시청자 분들에게 전달하는 게 내 목표다. 스모키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 변화 등 해볼 수 있는 건 사실 다 해봤다. 그러니 그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서 내가 완전히 그 캐릭터가 되어서 잘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가만히 기다린다고 누군가 나를 찾아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얼굴을 비추고, 활동을 해야 기회가 더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직업에서 보면 어쨌든 보여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악역이든 선역이든 다양한 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꾸준히 활동하다보면 악역 외에도 또 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세 번 연속 악역으로 이미지가 악역으로 굳혀질까봐 고민이었던 오승아에게 길이 된 건 엄현경이었다. ‘두 번째 남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엄현경도 악역을 많이 했고, 지금은 악역과 선역을 오가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엄현경도 한때 오승아와 같은 고민을 했던 만큼 마음에 와닿는 조언을 해줬다.
“꾸준히 나오는 게 좋고, 그러다 보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해줬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도 악역을 제안 받았는데, 너무 악역으로 이미지가 굳어질 것 같아 고민을 털어 놓으니 꾸준히 하게 되면 다른 기회도 오고 새로운 길도 열린다고 하더라. 집에만 있으면 아무도 모르고, 꾸준히 모습을 비추면 거기에서 새로운 모습을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조언을 받았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오승아에게 그 기회가 찾아왔다. KBS2 새 일일드라마 ‘태풍의 신부’로 다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 것. 이번 역시 악역으로, 네 작품 연속 악역이지만 오승아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꾸준히 자신을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이 기회를 단단히 붙잡아 기회를 열고 새로운 길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기존 악역이랑 다르다고 하면은 철저하게 더 외롭다. 사랑에 대한 욕망이 더 강하다. 그래서 질투심도 더 크고, 사랑 받기 위해서 악착 같이 삶을 사는 그런 여자다. 그래도 그 동안은 악역을 하면서도 내 편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혼자다. 그래서 되게 외롭고,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측은지심이 들어서 애착도 간다. 그래서 이번 작품의 캐릭터는 외로움을 잘 표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이렇게 삶을 살아왔으니까 어떻게 보면 불쌍하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연기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오디션을 보고 작품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작품을 제안 받았다. 오디션을 따로 본 게 아니라 진짜 한 길만 파니까 기회가 오고 길이 열렸다. 그래서 내게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태풍의 신부’에 캐스팅되면서 오승아는 자신이 걸어온 길이 잘못된 게 아니며,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최근 국방TV ‘행군기’ MC로 발탁됐고, ENA 채널 예능 ‘낭만닥터’에 출연하면서 대중들과 더 호흡하고 오승아만의 컬러풀한 매력을 펼쳐내기 시작했다. /elnino8919@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