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비는 사직노래방, 16년 만에 최저 관중...이대호 은퇴하면 어떡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9.14 14: 30

‘구도 부산’의 명성은 이제 점점 엣말이 되어가는 것일까. 구도가 외면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대호가 없는 내년은 더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직 노래방’은 롯데와 부산의 자랑거리였다. 롯데의 열정적인 팬들은 언제나 이목을 집중시켰고 사직구장의 응원 영상은 롯데 유니폼을 입는 외국인 선수들의 ‘필수 시청물’이 됐다. ‘구도’의 뜨거운 응원 열기는 롯데와 부산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하지만 열정이 빠르게 불타오르는 만큼 관심이 식는 것도 순식간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롯데를 외면하는 방식으르 대응을 하는 게 바로 롯데 팬들이다. 그럼에도 부산의 야구 팬들은 롯데에 대한 관심을 쉽게 놓지 않았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2년 연속 평균 관중 1만 명 이상을 기록했고 2008~2012년까지 5년 연속, 100만 관중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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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국으로 지난 2년 간 관중 입장에 제한적이었던 지난 2년을 뒤로하고 올해 KBO리그는 예전처럼 관중을 100% 받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외면했던 야구 인기 하락에 대한 우려들을 정말 걱정해야 하는 현실로 맞닥뜨렸다.
지난 2016~2018년,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했던 KBO리그. 그러나 2017년 840만 관중을 정점으로 점점 관중수가 하락했고 2019년에는 728만 관중이 들어차는데 그쳤다. 그리고 올해는 600만 관중 돌파도 쉽지 않아 보인다.
10개 구단 전체가 관중 동원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라는 핑계를 더 이상 댈 수도 없다. 그만큼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지난 12일까지 기준으로, 10개 구단 모두 관중 입장에 제한이 없던 2019년과 비교해 최소 3%에서 최대 50% 이상 평균 관중이 하락했다. SSG가 2019년 1만3652명, 올해 1만3201명의 평균 관중을 기록 중인데, 3.3%만 하락했다. 평균 관중이 가장 많이 하락한 팀은 NC로 2019년 9865명을 기록한데 반해 올해는 4698명으로 52.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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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롯데는 홈 65경기에서 56만96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평균 관중은 8630명. 2019년 평균 9433명(총 67만9208명)과 비교해 8.5% 하락했다. 하락 폭에서 롯데는 다른 구단에 비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롯데의 '리빙 레전드'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롯데의 관중 동원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매진은 2번 밖에 되지 않았다. 이 매진 2번도 롯데가 상위권을 유지하던 지난 5월 6~7일, 사직 삼성과의 클래식 시리즈에서 나왔다. 올해 4월, 롯데는 14승9패1무를 기록하며 단독 2위로 마무리하며 찬란한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롯데는 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홈에서 29승39패3무, 승률 3할7푼1리로 10개 구단 최하위의 홈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게 치명적이었다.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라는 어쩌면 최고의 마케팅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며 부산 시민들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돌리지 못했다. 롯데의 잔여 홈 경기는 단 6경기에 불과하다.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올해 사직구장 평균 관중은 2006년 7002명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제 내년에는 지난 20여 년 간 부산과 롯데의 최고 스타였던 이대호도 없다. 전준우, 정훈, 안치홍 등의 기존 대표 타자들이 이대호만큼의 티켓 파워를 갖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가 고스란히 이대호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이대호의 입지 절반이라도 대체할 수 있는 스타는 냉정히 말해 이제 전무하다.
이대호가 없이 맞이하게 되는 첫 시즌. 롯데와 사직구장의 함성은 이전보다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제 구도의 위상을 지킬 반전의 구상이 필요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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