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만 내도 이긴다, 경이로운 LG 불펜…혹사 없이 KBO 최초 100홀드 눈앞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28 15: 07

1점만 내도 이길 수 있다. 강력한 불펜의 힘을 자랑하는 LG가 1-0 승리만 올해 3번째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잠실 키움전, 23일 잠실 롯데전에 이어 27일 대전 한화전도 1-0으로 승리하며 극강의 짠물, 불펜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한화전에는 4명의 투수가 홀드를 기록했다. 6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김윤식에 이어 이정용(⅓이닝), 김대유(⅔이닝), 정우영(⅔이닝), 진해수(⅓이닝)가 9회 마무리 고우석에게 마운드를 넘기기 전까지 2이닝 동안 1점 리드를 지키며 홀드를 챙겼다. 
이로써 LG는 지난해 KIA(94개)를 제치고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홀드 98개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00년부터 KBO리그 공식 기록으로 집계된 홀드는 세이브 상황에서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마운드를 넘긴 투수에게 주어진다. 중간투수에게 세이브와 같다. 

LG 정우영. 2022.04.03 /sunday@osen.co.kr

올해 LG는 구단 최초 40세이브를 거두며 구원왕을 확정한 마무리 고우석 앞에서 정우영(33개), 이정용(22개), 김진성(12개), 김대유(11개), 진해수(11개), 최성훈(5개), 송은범(2개), 백승현, 이우찬(이상 1개) 등 9명의 중간투수들이 98홀드를 합작했다. 리그 최초 단일 시즌 팀 100홀드 기록이 눈앞에 왔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30홀드를 넘기고 있는 정우영(2.85)을 필두로 이정용(3.49), 김진성(3.25), 김대유(2.27), 진해수(2.51), 최성훈(2.23), 송은범(3.38)이 2~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안정감을 뽐내며 마무리 고우석과 함께 최강 불펜을 구축했다. 
LG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리그 유일의 2점대(2.98)로 1위에 빛난다. 승계주자 실점율도 26.0%로 가장 낮다. 273명의 주자 중 71명만 홈에 보내 유일하게 승계주자 실점율이 30%를 넘지 않고 있다. 불펜도 좋지만 교체 타이밍도 좋았다. 
특정 투수들에 의존해서 거둔 성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놀랍다. 시즌 전체 구원 이닝(507⅔)은 10개팀 중 두 번째로 많지만 여러 투수들이 나눠 맡았다. 구원 이닝 10위 안에 LG 투수가 없다. 14위 고우석의 58이닝이 최다. 모든 구원투수들이 경기당 1이닝 수준으로 관리를 잘 받고 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그 흔한 혹사 논란이 LG에는 없다. 
LG 김진성과 허도환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7.26 /sunday@osen.co.kr
필승조, 추격조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양적 자원이 풍부하다. 사이드암(정우영), 우완(이정용·김진성·송은범), 좌완(김대유·진해수·최성훈)으로 불펜 구성도 다양하게 이뤄져 있다. 지난 25일 문학 SSG전에서 선발 아담 플럿코가 어깨 담 증세로 첫 타자 고의4구 이후 교체됐지만 10명의 구원투수들이 10이닝 2실점을 합작하며 연장 10회 경기를 6-2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시즌 막판까지 불펜 힘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1위 SSG를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작년부터 투수 파트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장점을 잃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계획과 원칙을 갖고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선발진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5월부터 선발 비중을 오히려 더 늘렸다. 그때 불펜에 의존했다면 아마 지금 좋지 않았을 것이다”며 “계획과 원칙 안에서 선수들이 잘해줬다. 덕분에 지금까지 순조롭게 (불펜이) 덜 지치는 상황에서 가을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 LG 류지현 감독이 고우석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6.17 /sunday@osen.co.kr
워낙 불펜 자원이 풍부하다 보니 불펜 데이 가능성도 외부에서 거론됐지만 내부적으론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그런 의견은 전혀 없었다. 내 생각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칫 장점을 잃을 수 있는 모험보다 순리대로 안정적인 운영을 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불펜의 힘을 잃지 않고 있다. 다른 팀 불펜이 모두 피로에 지친 9월에도 LG는 유일한 1점대(1.96) 구원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2위 NC(3.44)에 큰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혹사 없이 이상적인 마운드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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