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역전승' 정현-권순우, "세레머니? 너무 기쁜 나머지 잊어버렸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2.09.28 21: 23

정현-권순우(당진시청, 복식 288위) 조가 코리아오픈 복식 1회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권순우 조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복식 1회전에서 한스 버두고(복식 92위, 멕시코)-트리트 후에이(복식 99위, 필리핀) 조에 2-1(2-6 6-2 10-8)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을 진행한 둘은 이번 경기 소감을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코리아오픈’ 복식 1회전 정현-권순우와 한스 버두고-트리트 휴이의 경기, 세트스코어 2-1(2-6 6-2 10-8)로 정현-권순우 조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경기를 마치고 권순우(왼쪽)과 정현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2.09.28 / dreamer@osen.co.kr

정현은 "많은 관중 앞에서 다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 보이려고 했는데 결과도 좋아서 기쁘고, 다시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고 권순우는 "정현 선수 복귀전을 승리로 이끌고 싶어서 긴장했는데, 즐겁게 플레이했고 결과가 좋아 기쁘다"라고 전했다.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른 정현이다. 정현은 "지금까지 몸 상태는 좋다. 복식경기라 무리하지 않아서 좋았고, 권순우 선수와 호흡도 잘 맞아 좋았다"라고 밝혔다.
경기 종료 후 권순우는 밝게 웃었다. 매치 타이브레이크로 진행된 3세트, 8-8로 맞선 가운데 상대 범실이 나오면서 9-8로 리드를 잡은 정현-권순우 조는 이어진 게임에서 권순우가 로브샷으로 매치 포인트를 따내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에 권순우는 "마지막 로브 후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기쁜 나머지 잊어버렸다. 경기가 좋은 결과로 끝나서 마냥 기뻤다"라고 전했다.
정현은 "복귀전이라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기술에 대해 기대를 하진 않았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코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경기 치고는 전반적으로는 만족하지만, 시야도 좁고 오랜만이라 만족스럽진 않다"라고 말했다.
권순우 선수는 이번 투어에서 단/복식 경기를 모두 뛰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까. 권순우는 "3세트 경기뿐이고 어제(27일) 단식, 오늘(28일) 복식으로 매일 한 경기씩만 해서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하루에 한 경기씩만 뛰다 보니 컨디션이나 체력적으로는 오히려 더 관리가 잘 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번에 맞붙은 한스 버두고-트리트 후에이는 모두 왼손잡이 선수들이었다. 이에 권순우는 "초반에는 어려웠지만, 후반에는 금방 적응이 되더라. 오히려 한 명이 왼손이고 한 명이 오른손이면 서브가 번갈아지면서 타이밍도 안 맞고 헷갈리는데, 오히려 두 선수 모두 다 왼손잡이라 타이밍적으로는 후반에 잘 잡을 수 있게 되더라. 왼손잡이 문제라기 보다는 상대 선수들의 서브가 좋아서 초반에 리턴 하기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 1세트를 2-6으로 내준 정현-권순우 조는 2세트부터 기세를 끌어 올렸다. 정현은 "첫 세트는 내가 경기 감각이 없어서 집중을 못했는데 2세트부터는 적응도 되고 분위기도 살렸다. 권순우 선수와 호흡이 점점 더 잘 맞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권)순우가 리드를 잘했다. 나는 경기 감각이 없기 때문에 권순우 선수에게 의지를 하고 경기에 임했다. 권순우 선수가 잘 이끌어주었고 다음 경기에는 좀 더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정현과 권순우는 모두 "작전이 없는 것이 작전"이라고 답했다. 정현은 "그렇다. 서브 플레이스먼트 같은 큰 틀만 정하고 마음껏 플레이했다"라고 밝혔다.
2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정현의 이번 경기에 한국 테니스 팬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현은 "경기장 입장하면서 이렇게 많은 관중을 기대 안 했는데 놀랐다. 이번주 복식 후 서울오픈챌린저 대회에 단식으로 테스트해보고 그 대회를 마무리하고 그 다음 스케줄을 정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차후 목표를 이야기했다.
권순우는 "5년 전 중국 챌린저대회에서 정현 선수와 같이 플레이를 할 때에는 정현 선수를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경기 중에 정현 선수가 편하게 대해 주셨고 많이 웃어 주시면서 정현 선수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현은 "둘 다 예전에는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오늘은 순우가 투어를 많이 다니면서 얻은 경험으로 듬직하게 플레이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권순우는 복귀전을 치른 정현에 관해 "중요한 순간에 어려운 샷들을 정현 선수가 침착하게 받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정현 선수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늙지 않았다가 아니다"라며 웃었다.
권순우는 이 경기 3세트 점수를 따낸 뒤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그는 "홈 경기 분위기가 중요했고 경기가 끝나가는 시점이라 분위기를 올리고 싶었다. 응원도 많이 받고 싶고 중요한 포인트에서 잘 이기고 나니 나도 모르게 그런 유도하는 모션을 취하게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현-권순우 조는 8강에서 안드레 고란손(복식 72위, 스웨덴)-벤 맥라클란(복식 83위, 일본) 조와 4강행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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