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또 맞혀도 돼”…국대 유격수의 톱클래스 인성, 손등 맞힌 투수가 감격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01 03: 38

LG 유격수 오지환(32)의 따뜻한 미담이 KT 투수 김민수(30)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김민수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오지환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 대화 내용 캡처본을 게재했다. 그는 “(오지환이) 왜 KBO 톱클래스인지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29일) 제가 불미스러운 사고를 쳤는데도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음에도 오히려 저에게 안심을 시켜주시는 선수가!! 실력은 당연하지만 인성 또한 남다르기에 그 높은 위치에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선배 오지환에 경의를 표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잠실 LG-KT전이었다. 김민수는 5-3으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해 1사 후 채은성과 오지환을 연달아 사구로 출루시켰다. 채은성은 보호대가 있는 왼쪽 팔에 공을 맞았지만 오지환은 불운하게도 오른쪽 손등을 강타당하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김민수는 곧바로 모자를 벗어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전했고, 오지환은 1루로 걸어 나간 뒤 9회초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손등 타박상으로 인한 선수보호차원의 교체였다.

LG 오지환 / OSEN DB

경기 후 오지환에게 따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 김민수. 가을야구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부상이 발생했기에 다소 예민할 수 있었지만 오지환은 오히려 미안해하는 후배에게 격려의 답장을 했다.
KT 김민수 / OSEN DB
오지환은 “신경 쓰지 말고. 올해 잘하고 있는데 괜히 신경 쓰지 말고. 다음에 또 맞혀도 되니까 편하게 해. 진짜로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네가 목표한대로 해. 연락 줘서 고맙고 파이팅. 시즌 잘 마무리하고”라는 답장으로 후배를 안심시켰다. 오지환의 남다른 인성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김민수는 “제가 실수를 했음에도 오히려 제가 배움을 얻고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네요”라며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같이 놀라시고 화가 나셨을 오지환 선수 가족분들!! LG 선수분들, 스태프분들과 LG 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응원해주시는 우리 KT 팬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라고 진심 어린 사과를 남겼다.
두 선수의 동료애를 하늘이 본 것일까. 오지환은 병원 검진 결과 다행히 뼈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9월 30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정상적으로 내야 수비 훈련에 참가했고,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로 팀의 2-1 신승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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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문자 메시지 / 김민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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