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이지은(아이유) “초심자의 행운으로 남지않도록 노력” (종합) [27회 BIFF]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2.10.08 13: 43

이지은(아이유, IU)이 배우로서의 포부와 각오를 다졌다.
8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브로커’ 오픈토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백은하 배우연구소 백은하 소장이 맡았다.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이지은(아이유,IU), 이주영이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0.08 / rumi@osen.co.kr

올해 영화 ‘브로커’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참석한 소감을 묻자 이지은은 “일정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 그래도 브로커 팀과 공식적인 스케줄도 함께 하고, 정말 햇병아리 2일차인데 이렇게 오픈토크를 할 기회를 얻어 기쁘다. 야외에서 관객분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게 느껴지고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배우 이주영은 “일단 오늘로 ‘브로커’ 일정이 끝난다. 저는 아마 더 머무르면서 일정을 소화할 것 같다. 오픈토크는 제가 좋아하는 일정이다. 야외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아진다”며 “이번에는 다른 영화도 많이 봐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예매를 했는데, 사실 술을..매일 먹고 일정을 하고 있다.(웃음). 그래서 아침 영화를 취소하고 있는데, 내일은 오프라서 3편 정도를 볼 생각”이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배우 이지은 (아이유,IU)와 이주영이 관객과의 대화 중 마주보고 있다. 2022.10.08 / rumi@osen.co.kr
이주영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배우 겸 감독으로 참석했다. 그는 “단편 영화를 찍어서 와이드앵글-단편 부문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제가 어떤 어드벤티지를 얻은 것 같다. 배우라서 제 영화를 뽑아주신 것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곧 상영을 앞두고 있어서 긴장이 된다”고 말했고, 백은하 소장은 “배우 프리미엄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 ‘부국제’ 프로그래머들이 굉장히 깐깐하다”고 칭찬했다.
이번 오픈토크 일정은 감독과 여성 배우로만 구성돼 자리했다. 백은하 소장은 “시나리오 초반 버전에는 남성형사 버전도 있었다는데, 배두나·이주영 배우가 참여하면서 다른 모습이 보여진 것 같다. 여성배우들과의 작업이 어땠냐”고 질문했다.
이에 감독은 “항상 시나리오를 쓸때는 많은 취재를 거치고, 배우 캐스팅이 결정되면 변화가 된다. 촬영 중에도 시나리오가 바뀌기도 하는데, 그래서 영화는 여행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영화도 비슷했다. 이 영화는 17년전에 썼던 플롯이었는데 그땐 ‘아이를 팔러가는 엄마와 파는 남자들’의 이야기였고, 나중에는 이건 엄마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커다란 테마를 두고 영화를 써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지은은 대본을 받자마자 캐스팅이 확정된 배두나에게 연락을 걸었다. 이지은은 “배두나 선배랑 그 전에 단편을 찍었다.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이시기도 하고,  제가 선배님이 출연하는 영화를 제안 받았다는 소식을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또 외국인 감독님이다보니까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여쭤보고 싶었고 안부인사 겸 연락을 드렸다. 연락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지은 (아이유,IU)가 관객과의 대화 중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2022.10.08 / rumi@osen.co.kr
영화에서 소영은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반말을 쓴다. 어느 순간 수진에게 존댓말을 쓰는데, 이에 이지은은 ““소영이가 예의를 차리는 타입은 아니다. 인간에 대해 기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더라도 일관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지은은 “그래서 수진에게도 반말을하다가, 힘을 줘서 예의를 갖췄던 장면이 있다. 차 안에서 ‘저 부모들이 우성이를 키워주겠다고 했어요. 우성이가 그런 부모밑에서 컸으면 좋겠어요’하면서 존댓말을 한다. 대본에서도 존댓말이 강조된 느낌이었다. 그때 수진이에게 존중을 받았다는 느낌, 어른에 대한 예의를 차린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회상 장면없이 현재 진행형으로만 작품을 촬영한 이유로 “물론 회상장면이 필요한 영화도 있다. 제가 평상시 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표정, 배우들의 언어, 대사 속에서 현재의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배우들이 미세한 연기를 통해 과거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 여운, 흔적을 느낄 수 잇는 걸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 과거의 시간, 미래의 시간을 현재에서 풀어내려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그래서 프로필들을 배우들이 해석하고,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시다보면 뒤에 감춰진 부분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또 어떻게 보면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전달이 안될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약간이라도 전달이 된다면, 영화속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는 게 있다는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을 강조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배우 이지은 (아이유,IU)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 중 마주보고 있다. 2022.10.08 / rumi@osen.co.kr
이주영은 ‘7번국도 먹방투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로 많은 먹방을 보여줬다. 이주영은 “저도 말씀하신 대로 진심으로 먹어야겠다. 먹다보면 발음이 뭉개진다. 정확한 딕션이 나오기 어려우니까 그런 느낌을 살려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결에 맞게 진심으로 먹고 찍었다”며 “후시녹음때도 비슷한 논의를 했다. 조금 딕션이 잘 안 들릴 수 있지만 느낌을 살려서 가는게 나은지, 아니면 후보정을 하는지 등의 논의를 했는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나온 대사를 많이 픽하셨고, 저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이주영은 “감독님이 기본적으로 배우에게 주체성을 주시고, 할수있는 걸 펼칠수있게 해주시는 감독님이다. 초반에는 아무래도 잘하고 싶고, 누를 끼치면 안될 거 같은 기분에 긴장하다보면 딱딱해지지 않냐. 그래서 초반에 준비를 너무 많이 해가는 제 모습을 봤다”며 “유연성도 필요한데, ‘준비한 걸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것 같네?’라는 생각이 들때 감독님이 부드러운 디렉팅으로 제가 준비해간 걸 다 해체해주시고, 현장 무드에 맞게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주영은 “종국에는 저를 만들어주셨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감독님과의 작업이 뜻깊었다. 언어가 통하지않아서 힘든 적이 없었다”며 “현재 통역가 분들이 현장에서도 통역을 맡아주셨고, 프리포로덕션에서도 맡아주셨다. 감독님이 일어로 쓰신 시나리오를 배우들은 한국어로 받아봐야했다. 감독님의 의도를 제가 잘 파악하지 못할 것 같아서 질문을 엄청 많이했다. 그런 점에서 연지민 통역가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 이지은 (아이유,IU)가 관객과의 대화 중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2.10.08 / rumi@osen.co.kr
아이유에게 첫 스크린 데뷔 이후 배우로서의 계획을 묻자 “막 세세하거나 큰 계획은 없다. ‘브로커’ 참여도 전혀 계획하지 않았는데, 너무 행운처럼 다가왔다. 첫 장편영화라는 점에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정말 진짜인 감독님과 배우들 덕분에, 앞으로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단단하게 다질수 있게 됐다. 초심자의 행운으로 남지 않도록 단단한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사실 일본에서 신작을 찍고 있다. 편집을 거치고 있어서 곧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또 이번 영화제에서 양조위, 송강호 배우들과 대기해야 할 시간이 있었다. 두 분이 오랜만입니다하고 악수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 감독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두 분과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제가 영화와 관객을 이어주는 자리기도 하지만, 감독과 배우를 연결해주는 자리기도 한다.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해달라”고 전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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