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처럼 오스카상 받고파"…이영애, 쉽게 흔들리지 않는 뚝심[27회 BIFF 현장](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0.14 00: 19

 “오로지 저만을 보러 여기에 와주셨다는 것이 감사하다. 근데 너무 떨린다.(웃음).”
배우 이영애(52)가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2회 액터스 하우스에서 “이런 자리가 너무도 오랜만이다. 영화 개봉으로 인사를 드렸었지만 오로지 ‘이영애’만을 위한 시간은 거의 처음이다.(웃음)”라며 부국제 참여 소감을 이같이 남겼다.
27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이영애는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됐으며, 액터스 하우스 무대를 통해 팬들을 만나게 됐다. 이어 이영애는 “2006년 베를린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갔었다. 그 이후 중요한 직책을 맡았고 올해 이곳에서 10편 이상의 영화를 보면서 배우로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배우로서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일 ‘오늘의 배우상’ 주인공을 발표할 텐데 폐막식까지 같이 자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고 덧붙였다.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 이영애’가 진행됐다.  배우 이영애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13 / foto0307@osen.co.kr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 이영애’가 진행됐다.  배우 이영애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13 / foto0307@osen.co.kr
이날 그녀는 “제가 SNS를 늦게 시작했다. 결혼, 출산 후 오랜만에 ‘나를 찾아줘’를 하면서 그때 SNS 계정을 열었다. 너무 늦게 시작했는데 재미있더라.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쉬엄쉬엄 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오면서 KTX 안에서 3시간 동안 심심해서 사진을 올렸다. SNS를 하니 시간이 금방 가더라. 팬들과 소통하면 소소한 재미가 있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제가 자주는 못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계속 소통하겠다”고 근황을 알렸다.
지난 1990년 CF모델로 데뷔한 이영애는 ‘아스팔트 사나이’(1995), ‘내가 사는 이유’(1997), ‘불꽃’(2000), ‘대장금’(2003) 등의 드라마를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이날 그녀는 배우로 살아온 인생 전체를 되짚으며 여성들을 응원했다.
이영애는 “20대를 돌아보면 제가 되게 열심히 살았다. 그때는 ‘언젠가 내가 결혼하면 공백기가 있겠지’ 싶었다. 그래서 결혼, 출산 후 다시 돌아와도 잊히지 않는 배우가 되기 위해 에너지가 많을 때 열심히 했다. 20대에는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결혼하고 나서는 뿌리가 깊은 배우가 되어야겠다 싶었다. 뿌리가 깊으면 흔들림이 없으니 그 뿌리를 키우기 위해 20대에 많은 작품을 했었다”라고 돌아봤다.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 이영애’가 진행됐다.  배우 이영애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13 / foto0307@osen.co.kr
박찬욱의 ‘공동경비구역 JSA’(2000)·‘친절한 금자씨’(2005),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2001)로 이영애는 스크린에서 맹활약했다. “20대, 30대, 40대의 흔들림이 각각 있다. 지금 생각하면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특히 저희 같은 직업은 풍선 같다.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으면 점점 커지다가 침 하나에 터지지 않나.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뿌리를 깊게 박을 수 있는 심지가 필요하다. 산책이나 여행 등이 저를 있게 해준 힘이다”라고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올 수 있었던 비결을 자평했다.
지난해 이영애는 드라마 ‘구경이’(2021)를 통해 캐릭터 소화력을 또 한번 자랑했다.
‘구경이’에서 김혜준, 김해숙, 곽선영, 배해선 등 다양한 여성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구경이’를 통해 제가 느낀 건 참 많이 변했다는 거다. 사람들의 생각의 폭이 다양해졌고 서로 이해하려고 한다. 소재도 다양해졌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연출, 구성방식이 독특해서 영화로 찍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TV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에 재미있었고 즐거웠다. 이 작품을 통해 예전과 다르게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여성 위주의 소재가 나와서 여성들에게 더 화제가 된 거 같다. 저 또한 팬으로서 다가간 작품이었다. 저도 직접 대본집을 샀다.(웃음)”고 말했다.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 이영애’가 진행됐다.  배우 이영애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13 / foto0307@osen.co.kr
드라마에서 이미지를 깬 것에 대해 “배우가 가진 장점은, 누구나 자신의 안에 한 가지 색깔만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생각과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고. 이영애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보시는 분들이 ‘이영애가 또 이런 면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긴 거 같다. 뒤틀린 캐릭터를 좋아해주시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애는 "저도 다르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친절한 금자씨’-‘사임당’ 등을 통해 역변주하면서 배우 스스로의 만족감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서 배우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됐다. 관객들이 아직까지 저를 찾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요즘에는 OTT가 생겨서 (출연)계약을 하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나온다고 하더라. 지금 계약을 해야 시청자들을 조금 더 빨리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는 액션, 코미디도 하고 싶다.(웃음) 안주하지 않는, 도전하는 배우가 되겠다. 언젠가는 윤여정 선생님처럼 오스카상을 받고 싶다.(웃음) 앞일은 모르잖아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균형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 기도할 때 아내로서, 엄마로서, 배우로서 삼박자를 놓치지 않고 균형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다. 그게 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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