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그대로' 조규성 "득점왕은 잠깐 즐길 타이틀...하던 대로 하겠다" [오!쎈 현장]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10.25 06: 48

"득점왕은 그냥 잠깐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인 것 같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24, 전북현대)이 극적인 K리그1 득점왕 수상에도 초심을 잃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최우수선수(MVP)는 이청용(울산현대)이 차지했고, 최우수감독상과 영플레이어상은 각각 홍명보 울산 감독과 양현준(강원FC)의 몫이었다.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K리그1 득점왕 전북 조규성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K리그1 득점왕은 조규성은 차지였다. 그는 지난 23일 열린 인천과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극적으로 1위에 올랐다. 주민규 역시 17골을 기록했지만, 37경기에 나선 그는 31경기에 출전한 조규성에게 밀렸다.
올 시즌 조규성은 김천에서 23경기 13골을 터트렸고, 전역 후 전북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서 4골을 추가했다. 그는 페널티킥으로 7골, 왼발로 5골, 오른발로 3골, 머리로 2골을 기록했다. 특히 조규성은 2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득점을 올리며 꾸준함을 자랑했다.
시상식 직전 가죽 자켓을 입고 등장한 조규성은 "솔직히 득점왕은 예상치 못했다. 전북이 우승 경쟁을 막판까지 했다면 득점왕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팀 동료들뿐만 아니라 감독님도 '우승 경쟁이 끝났으니까 이제 우리 팀에서 득점왕이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다. 매 경기 팀원들이 '슈팅 난사해라', '패스 주지 말고 슈팅해라'라고 하면서 정말 많이 밀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조규성은 "우승 경쟁하고 있을 때까지는 골이 많이 안 터졌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골을 엄청 간절히 원하지는 않았다. 그냥 당장 앞에 있는 우승 경쟁이 더 중요했다. 그런데 우승 경쟁이 끝나고 나서는 이제 한 골 한 골이 진짜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정말 집중했다"고 밝혔다.
조규성은 운도 따랐다고 설명했다. 인천전 그의 두 번째 골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은 당시를 회상하며 "두 번째 골 넣기 전까지 '이제 진짜 한 골이다'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일단 한 골만 더 넣자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골이 정말 운 좋게 들어갔다. 너무 기뻐서 포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규성은 "진짜 천운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당시 공을 막았던 선수가 (오)반석이 형이다. 그래서 반석이 형에게 '형 고마워요'라고 했고, 형도 끝나고 '와 형이 너 득점왕 만들어주네'라고 하면서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덧붙였다.
K리그1 최다 득점상 전북 현대 조규성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조규성은 득점왕 경쟁을 펼치던 주민규의 경기를 보면서 정말 긴 30초를 경험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득점왕이 확정되는 순간 동료들과 엄청 좋아했던 것 같다.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와 내가 득점왕이라고? 정말 미쳤다. 내가 득점왕이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경기가 끝나고 잠깐 30초 정도 제주 경기를 봤는데 그마저도 엄청 길게 느껴졌다. 30초가 정말 길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조규성에게 득점왕은 금세 지나가는 한여름 밤의 꿈일 뿐이었다. 그는 "득점왕은 그냥 잠깐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인 것 같다. 그래서 더 무게감 가지고 더 내가 보여줘야 한다기보다는 하던 대로 똑같이 하는 게 내가 더 잘 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며 초심을 유지하겠다고 덤덤히 말했다.
조규성에게 2022년은 어떤 해였을까. 그는 "올해가 가장 뭔가 많이 얻고 성장하고 자신감이 늘어난 해 아닐까 싶다. 운도 많이 따라줬다. 한 해 한 해 운도 잘 따르고 내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올해가 가장 성장하고 축하 연락도 많이 받은 해였던 것 같다"며 올 시즌을 되돌아 봤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조규성은 최근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주전 공격수 황의조가 부진에 빠지며 올림피아코스 2군으로 내려갔다는 소식도 들려 왔다. 자연스레 조규성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조규성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의조 형이 그렇게 2군으로 내려갔다고 해서 내게 부담감 같은 것은 없다. 여전히 의조 형이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생각한다. 의조 형이 자신감 잃을 선수도 아니고, 나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황의조에게 믿음을 보냈다.
한편 이날 조규성은 득점왕에 이어 공격수 부문 베스트11도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는 감독 8표, 주장 6표, 미디어 72표를 획득하며 주민규(감독 8표, 주장 5표, 미디어 74표)와 함께 K리그1 최고 골잡이로 선정됐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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