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눈앞에 있다니…” 국민타자의 첫 캠프 지휘,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오!쎈 이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25 20: 10

“엄청 대단한 분과 함께 마무리캠프를 한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일주일 전 두산 11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은 현재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김한수 수석코치, 고토 고지 타격코치, 조성환 수비코치, 정수성 주루코치 등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함께 올 시즌 9위에 머문 요인을 분석하고, 내년 2월 성공적인 스프링캠프를 위한 밑거름을 다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감독은 화려한 커리어의 소유자다. 경북고를 거쳐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통산 1096경기 타율 3할2리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최우수선수(MVP) 및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수상했으며 통산 홈런 순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활약하며 일본시리즈 우승을 2차례 경험한 바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오전 훈련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2017년 은퇴 후 KBO 홍보대사, SBS스포츠 해설위원, 야구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이 감독은 친정 삼성이 아닌 두산에서 지도자 데뷔를 택했다.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이라는 초보 감독 역대 최고 대우로 베어스의 수장이 됐다.
연이은 한국시리즈 진출로 인해 2014년 이후 8년 만에 정식으로 진행되는 마무리캠프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선수들 모두 KBO 최고의 홈런타자로 군림했던 레전드 지도자를 만나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조언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으며, 레전드의 눈에 들기 위해 가을부터 사실상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모습이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가 24일 경기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 2022 시즌을 마무리하는 캠프를 차리고 구슬땀을 흘렸다.두산 이승엽 감독(오른쪽)과 김한수 수석코치가 선수들의 수비훈련을 주시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외야수 김인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맞는 것 같다”라며 “솔직히 조금 신기하다. 고향이 대구여서 감독님이 한창 야구를 잘하셨을 때 모습을 보며 성장했다. 은퇴하시기 전에 같이 경기하면 1루 주자로 나가 있는 것도 신기했다. 그런 분이 감독님으로 오셔서 더 신기하다. 감독님이 아시는 걸 계속 빼올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투수조장 홍건희 또한 신기한 건 마찬가지다. 그는 “처음에 굉장히 놀랐고, 함께 해보니 위엄이 있으신 것 같다”라며 “물론 두 번밖에 마주치지 못했지만 감독님은 엄청 대단하신 선수였다. 난 투수이지만 레전드 출신 감독님이시라 뭔가 배울 점도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이 취임식에서 내년이 기대되는 유망주로 언급한 안재석은 “감독님은 타격의 교본이시다. 예전부터 영상을 보고 공부했던 선배님인데 감독님으로 오셔서 새로웠다”라며 “지난 2년간 해설위원도 하셔서 그 때도 간간이 조언을 얻었는데 이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오른쪽)과 이정훈 퓨처스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신인왕 유력 후보인 정철원은 투수이지만 벌써 신임 감독과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는 “감독님과 팔은 괜찮은지. 무슨 운동을 하고 있는지 소통 자주한다. 이번 캠프 때도 팔이 괜찮은지 상태를 물어봐주셨고 시즌 중에도 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는 포크볼 이야기를 잘해주셨다”라며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앞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융화도 잘 이뤄지고 있다. 일본인 고토 고지 코치는 “일본에 있을 때는 1군에서 경기하는 모습만 봤는데 여기 와서 보니 따뜻하고 온화하게 선수를 대한다. 그 때와 느낌이 다르다”라며 “감독님이 일본어를 잘하셔서 일본어로 소통한다. 통역이 우리가 하는 말을 알아 들을까봐 긴장이 된다”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이날 이천을 찾은 일본인 KBO리그 전문가 무로이 마사야 씨는 “일본에서도 한국 언론을 통해 이승엽 감독 선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일본프로야구는 지도자 경험 없이도 바로 감독이 되는 경우가 꽤 있다. 슈퍼스타가 지도자가 데뷔하기에 딱 좋은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라고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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