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채령 부부의 러브스토리가 공개됐다.
11일 방송된 TV조선 특집 다큐 ‘아직 끝나지 않은 영화, 임권택’에서는 60년간 한국영화사를 이끈 ‘거장’ 임권택 감독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임권택과 아내 채령은 1971년 영화 ‘요검’을 촬영하면서 배우와 감독으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를 계기로 무려 7년 간 비밀 연애를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두 사람은 51년 전 처음 만난 선운사를 찾아 오랜만에 데이트를 즐겼다. 채령은 “여기 이런 모습들은 다 그대로인데 우리만 늙었다”라며 지나온 세월을 돌아봤다.
평생의 동반자로 함께 지내온 시간도 어느덧 50년이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이었다고 밝혔다. 채령은 “영화를 찍을 무렵에 집에서 우리 딸을 데리고 가겠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임권택은 “그때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걱정말라고 했다. 내가 어디까지 책임진다는 건지 장인, 장모님은 몰랐을 거다. 영화 현장에서 사고 없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셨을 거다. 책임진다는 게 인생을 책임진다는 소리는 아니었는데 그런 대답을 하고 부부가 됐으니 진짜 책임진 거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는 처가댁 신용을 그렇게 얻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아버지보다 영화감독이라는 이름이 익숙한 임권택. 두 아들에겐 어떤 아버지였을까. 배우로 활동 중인 둘째 아들 임동재는 “아버지가 정말 바빴다. 아버지 현장을 따라가서 보거나 이런 경우도 있었고. 그런데 아버지의 부재가 느껴진 적은 없었다. 어머니가 잘 챙겨주셔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아버지가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신경을 써주셨다. 그래서 외롭고 그런 걸 많이 못 느끼고 자랐다”라며 아버지에 향한 마음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채령은 자신의 실수를 덮어준 임권택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채령은 “제가 그 당시 주식이라는 걸 처음 들었다. 지인에게 1, 2천씩 주다가 그걸 감독님이 알아서 ‘세상에 그런 벌이는 없는 거다’라며 단호하게 말하더라. 그런데 내가 ‘자기가 뭘 아냐’고 그냥 고집을 부렸다”라며 15년 전 5억 정도의 거액의 돈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듣던 임권택은 “나는 이 액수를 처음 듣는다. 한번도 물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채령은 “내가 돈을 조금씩 모으고 있었고 이런 걸 전혀 몰랐다. (돈을 잃고) 나 못 살겠다 하니까 ‘뭘 못 사냐. 시골 가서 집 하나 얻고 살면 돼’라고 하더라”며 남편이 오히려 자신을 위로해줬다고 전했다. 이에 임권택은 “평소 돈놀이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다가 끼어든 거라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서 사는 데에 지장을 줄까 봐. 그게 걱정이었다. 나는 원래 돈을 별로 가져본 적이 없으니 그거는 있다 없다 하는 거지”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 말에 채령은 “어떤 남편이 한소리 안 하겠냐. 그런데 한마디도 안 해줬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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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직 끝나지 않은 영화, 임권택’ 방송화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