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5년 동행 마침표' 박항서 "한국서 감독 생활 안 해... 훌륭한 후배들 있어"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01.17 13: 53

"베트남 선수들과 동고동락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은 안 할 것."
박항서 감독은 17일 오후 1시(한국시간) 소속사 디제이 매니지먼트가 마련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베트남 여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앞서 16일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태국과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2차 원정 경기를 치러 0-1로 패했다. 1차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2-3을 기록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박항서 감독 / 줌 기자회견 영상 캡처.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이 만료된 박항서 감독은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5년간 베트남 축구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데 따른 축구 팬들의 고마움을 한 몸에 받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사진] 전형찬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과 5년간 동행을 마무리한 것에 대해 "우승을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이다. 이번 이별은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베트남에 장기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1년만 버티자고 했는데 5년이 됐다. 긴 세월이다. 생각보다 길었다. 대회 때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뒤돌아 보면 부족한 면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시합을 회상한 박항서 감독은 “시합 기간 중 마지막이란 표현을 선수들에게 딱 한 번 썼다. 마지막이란 표현을 쓰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했고, 그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태국전도) 똑같이 하려고 노력했다. 막상 끝나고 나니 ‘이제는 떠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고, 또 약간 화가 나기도 했다. 다음 경기가 있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선 잘못 선택을 했구나’라고 생각했을 텐데 이젠 감독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편안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선수들과 이젠 더 이상 동고동락 못한다고 생각하니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해선 “베트남과 한국에서는 감독을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베트남에서 현장 감독 역할은 할 생각이 없고 한국에서도 저보다 훌륭한 후배, 동료들이 더 많다. 내가 특별히 한국 현장에서 해야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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