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출 후 복수의 오퍼, 156km 류원석은 왜 한화를 선택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2.05 12: 20

지난해 10월 LG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사이드암 투수 류원석(34)은 몇몇 팀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1군 통산 성적은 2019~2021년 3시즌 12경기(14이닝) 1패 평균자책점 7.71이 전부였지만 최고 156km까지 던진 강속구는 살아있었다. 지난해에도 최고 153km를 뿌렸다. 
복수의 오퍼를 받은 류원석의 선택은 한화였다. 그는 “LG에서 나온 뒤 계속 운동하면서 테스트를 받을 준비도 했다. 여러 팀의 오퍼가 있었는데 한화에 가고 싶었다. 가장 빠르게 연락을 주셨고, 예전부터 한화에서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팀이 될 것 같아 한화를 원했다”고 말했다. LG에 비해 투수층이 얇은 한화에서 더 많은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투수 전문가로 유명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의 존재도 류원석이 한화를 택한 이유 중 하나. 류원석은 “투수 출신 감독님이 있는 팀에 가고 싶었다. (2013년) 제가 LG에 입단했을 때 최원호 감독님이 코치를 그만두고 떠난 뒤였다. 1년 차이로 같이 하지 못했다”며 “감독님은 기술적인 부분도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주신다. 박정진 코치님도 많이 신경써주고 계신다. 폼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같이 고민하며 소통하고 있다. 저를 굉장히 편하게 해주시는 한화의 환경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화 류원석.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달부터 서산에서 류원석과 함께하고 있는 최원호 감독은 “지금까지 제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으니 변화를 확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상하좌우 흔들림이 많은 투구폼이었다. 폼의 흔들림을 줄여서 밸런스를 잡고, 릴리스 포인트 오차를 줄이는 쪽으로 박정진 코치가 집중 케어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완전히 뜯어고치는 것은 아니다. 팔 각도는 사이드암 그대로 간다. 최 감독은 “LG 시절 원래 오버핸드였는데 어깨가 아파 팔을 내린 케이스다. 다시 팔을 올리면 부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팔은 그대로 하되 폼을 얌전하게 줄여서 밸런스를 잡는 쪽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며 “변화구도 웬만하면 하나만 던지게 하려 한다. 다른 것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은 진짜 좋다. 한 달간 지켜보니 엄청 성실하게 운동하는 선수더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원석도 “제 투구폼이 너무 와일드하다 보니 움직임이 심하다. 그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흔들림을 잡고, 스트라이크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감독님이 ‘상식은 과학’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틀에서 벗어난 것보다 상식에 있는 틀에 맞춰보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LG 시절 류원석. /OSEN DB
한화 팬들은 류원석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지난 2021년 9월22일 대전 LG-한화전. 당시 LG 투수였던 류원석은 8회 노시환을 3구 삼진 처리했다. 특히 3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꽉 차는 156km 직구에 노시환이 꼼짝도 못하고 당했다. 류원석은 “그날 컨디션이 좋았고, 공이 정말 잘 들어갔다”고 떠올리며 “대전이나 서산 경기에서 좋은 기억들이 있다”고 말했다. 좋은 기억이 있는 팀에서 새출발하며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한다. 
서울고-인하대를 거쳐 지난 2013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류원석은 만 30세가 된 2019년 1군 데뷔전을 가졌다. 고교와 대학 시절 3번이나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시련을 딛고 프로에 왔지만 10년간 1군보다 2군에 머문 시간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류원석은 “방출되고 나서 ‘이러다 진짜로 공을 못 던지는 날이 오겠구나’하는 생각이 드니 슬프더라. 지금도 공 던질 때가 제일 행복하고 좋다. 좋아하는 야구를 오래 하려면 이제는 잘해야 한다. 한화에서 오랫동안 공을 던지고 싶다”고 바랐다. 
등번호 61번을 단 류원석은 “아직 승리나 홀드, 세이브 같은 기록이 없다. 첫 기록과 함께 1군 30경기 등판을 목표로 하겠다”며 “주변에도 한화팬인 지인들이 있는데 팀에 와서 정말 좋다고 했다. 한화가 저를 ‘잘 데려왔네’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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