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넘치는 한화, 이승엽 감독이 놀랐던 '투심 볼러'도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16 06: 25

수년간 국내 선발들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가 올해는 다를 것 같다.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하고 로테이션에 남은 3자리를 채울 국내 선발투수 자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며 최다 이닝을 던진 김민우가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 펠릭스 페냐와 함께 1~3선발을 이루는 가운데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문동주가 한 자리를 거의 ‘찜’했다. 문동주는 스프링캠프 실전 경기에서 최고 156km 강속구를 뿌리며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렸다. 문동주는 18일 대전 키움전 시범경기 등판이 예정돼 있다. 
남은 선발 한 자리를 두고 베테랑 장민재에게 영건 남지민, 한승주가 도전하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16일 대전 KT전 시범경기에 첫 등판하는 장민재는 스프링캠프 실전에서 3경기 7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2.57로 호투하며 지난해 개인 최다 7승 기세를 잇고 있다. 

한화 한승주. 2022.09.25 / soul1014@osen.co.kr

여기에 2020년 입단 동기 남지민과 한승주의 페이스도 무척 좋아 시즌 전까지 선발진을 정해야 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남지민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5일 대전 KT전에 두 번째로 나서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했다. 3이닝 동안 투구수가 41개에 불과했다. 최고 151km, 평균 147km 직구 중심으로 힘 있는 투구를 펼쳤다. 팔꿈치 수술 이후 첫 복귀 시즌이라 지난해에는 이닝 제한을 받았지만 20번의 선발등판 경험을 쌓았고, 올해 풀타임으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노린다. 
경기를 마치고 한화 남지민, 김서현, 문동주가 선수단 미팅을 하고 있다. 2023.02.22 /jpnews@osen.co.kr
다크호스로 한승주도 있다. 2020년 입단 첫 해부터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한승주는 당시 해설위원으로 불펜 투구를 본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 “구위가 신인 같지 않다. 우리나라 에이스가 되어주길 응원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승엽 감독이 자신의 SNS에 한승주와 악수하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해 7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한 한승주는 2021년 후반부터 복귀했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시즌 중 KIA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온 이민우에게 배운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해 까다로운 투수로 변모했다. 스프링캠프 때 손혁 한화 단장도 “아주 좋은 공을 갖고 있다. 조금만 더 공격적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투수”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캠프에서 실전 3경기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4일 대전 KIA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홀드를 거뒀다. 직구 구속도 최고 148km까지 나왔지만 투심 위주로 슬라이더를 섞어 맞혀잡는 투구가 돋보였다. 
수베로 감독도 “선발 후보로 한승주도 있다. 아직 선발 경쟁 리스트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가 슬라이더를 가르쳐주면서 쓸 수 있는 무기가 많아졌다. 우리 팀 마운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투수”라며 “만약 선발 자리가 없다면 불펜으로 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승주 활용 계획을 밝혔다. 
한화 이태양, 김민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06
스미스, 페냐, 김민우, 문동주, 장민재, 남지민, 한승주. 현재 7명의 투수가 선발 후보로 준비 중인 가운데 예비 자원도 넉넉하다. FA 영입한 이태양과 트레이드로 온 한승혁도 불펜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선발 경험이 풍부해 팀 사정에 따라 대체 선발로 들어갈 수 있다. 최대 9명의 1군 선발 가능 자원으로 시즌을 맞이하는 한화의 총알이 어느 때보다 넉넉해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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