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정성일 "'나이스한 개XX' 어려워...운전기사 해고 안 했어요" [인터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3.25 16: 20

배우 정성일이 '더 글로리'에서 연기한 캐릭터 하도영에 대해 밝혔다.
정성일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파괴당한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이 가해자들에게 치밀하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현재 한국 넷플릭스에서 '오늘의 TOP 10' 1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호평 또한 동시에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정성일은 가해자 박연진(임지연 분)의 남편 하도영 역으로 열연했다. 하도영은 박연진과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문동은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는가 하면, 때로는 냉철한 사업가의 면모를 또는 따뜻한 아빠의 면모를 드러내며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정성일은 이러한 하도영의 절제된 표현들에 대해 "너무 많은 것들이 깔려 있었다. 보시는 분들이 그런 것들을 상상할 재미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 재미있는 생각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봤다"라고 동의했다. 특히 그는 극 중 하도영에 대해 '나이스한 개XX'라는 평가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 "작가님이 따로 하도영에 대해 '이 거다'라고 말씀해주시진 않았다. 그래서 그걸 찾아가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말씀은 안 해주셨는데 정확하게 써놨다고 생각이 든 부분이 기사한테 와인을 주는 씬이었다. 이 사람이 '나이스한 개XX'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찾을 수 있는 씬이었다. 정말 짧은 씬에서 입장 차이가 있더라. 어떻게 보면 정말 나이스하게 줄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정반대의 의미로 줄 수 있는 거다. 양면적인 것 같다. 상반된 이미지가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던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운전기사 해고 안 했다"라며 웃은 그는 "그런데 사실 저는 연기를 할 때 '나이스' 쪽에 가까웠던 것 같다. 쉽게 자를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사람을 많이 바꿔가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채용할 때 신중할 뿐인 거지 채용할 때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게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와인을 줄 때도 그랬을 거다. 우산을 들게하는 것에 대한 기분 나쁨은 있었겠지만 직장을 자를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도영의 '부성애'가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던 바. 정성일은 "하도영이 딸 예솔이에 대한 마음이 어느 정도일지는 처음에 감이 안 잡혔다. 조금 늦게 출발했다. 저도 아기가 있다 보니 '키우는 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다 보니 사실 공감은 됐다. 이 아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모든 걸 걸었던 회사나 사회생활을 포기하면서 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을지 고민했다. 저는 이해가 되더라. 사실 키우면 아기가 너무 예쁘고, 잠시도 떨어지기 싫고 힘들어도 아이만 보면 모든 게 풀리지 않나. 어떻게 보면 하도영이라는 인물이 모든 걸 걷어내고 모든 걸 직접적으로 대한 인격체가 딸이고 가장 편한 존재였을 것 같다"라고 했다.
'더 글로리' 파트2에서 하도영이 박연진의 친구이자 불륜 상대 전재준(박성훈 분)과 싸우는 장면도 나오는 터. 정성일은 "액션 스쿨은 한번을 갔다. 박성훈이랑은 '쌍화점'을 찍으면서 액션 스쿨을 같이 오래 다녔다. 그때부터 알았고 대학로에서 같은 공연을 하진 않았지만 계속 알고 지냈다. 성훈이도 운동신경이 좋고 저도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까 어려웠던 건 없었다. 오랜만에 갔던 거라 다시 훈련을 받고 현장에서 다시 합을 맞췄다. 처음엔 '하도영이 싸움을?'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배운 싸움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들었다. 재준이는 날 것이라면 저는 미세하지만 복싱 자세를 취한다. 그게 들어가서 명확하게 공적으로 보여지더라도 거부감은 없었다. 자기 관리를 그정도 하는 사람이라면 검도, 권투는 호신용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하도영이 전재준을 죽인 결말에 대해 "사실 '살인'이다. 그건 용납이 안 되는 거다. '굳이 그렇게까지 갔어야 하나?'라는 인간 정성일의 고뇌는 있었다. 그랬을 때 사실 저는 가장 몰락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하도영이라고 말씀드린 게 그 이유에서였다. 그 선택을 하는 게. 그리고 딸을 데리고 떠나본들 딸을 제정신으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다른 사람들한테 전재준을 죽이라고 하면 약점이 생기니까, 약점이 잡히지 않는 선에서 해결하고 싶어서 직접 자기가 한 게 그런 선택이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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