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만스'에 나타난 거장 데이빗 린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3.26 14: 57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파벨만스'가 흥미로운 트리비아를 전격 공개했다.
#거장 역 맡은 거장!..미국의 대표 감독 존 포드로 깜짝 출연한 데이빗 린치
스티븐 스필버그가 세계적인 거장이 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존 포드 감독은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 '수색자' '분노의 포도' 등을 연출한 서부극의 거장이자 아카데미 감독상 최다 수상(4회)에 빛나는 미국의 대표 감독. 영화 후반 등장하는 존 포드 감독과 감독 지망생 새미의 만남을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또 다른 거장 감독이 존 포드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블루 벨벳' '트윈 픽스' 등을 연출한 ‘컬트의 왕’ 데이빗 린치가 검정색 안대와 시가를 피우는 모습으로 등장,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존 포드 감독의 카리스마를 재현했다. 새미 역을 맡은 가브리엘 라벨은 촬영 당일에서야 데이빗 린치 감독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극중 존 포드 감독을 만나고 긴장해야 했던 새미의 감정을 충실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2. 이번엔 사랑일까?..'우리도 사랑일까' 미셸 윌리엄스x세스 로건의 엇갈린 사랑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결혼 5년차 뜨거웠던 사랑이 점차 식어가는 부부로 섬세한 감성 연기를 펼쳤던 미셸 윌리엄스와 세스 로건. 권태로운 부부 생활에 지쳐 앞집에 사는 남자에게 설렘을 느꼈던 아내로, 그런 아내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잡을 수 없었던 남편으로 현실 부부 케미를 선보였던 두 사람이 '파벨만스'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에 처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자유분방하며 예술적 감수성으로 충만한 새미의 엄마 미치와 아이들에게 삼촌으로 불리며 새미 가족과 늘 함께 하는 아빠 버트의 절친 베니로 다시 뭉친 두 사람의 엇갈린 만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스필버그가 파벨만 된 사연은?..연극 용어 ‘fabel’과 우화 ‘fable’에서 착안
스필버그라는 이름을 대신해 등장하는 파벨만(Fabelman)은 각본가 토니 커쉬너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름이다. 극작가나 연출가가 쓴 줄거리이자 텍스트에 대한 해석을 강조해 연극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를 의미하는 연극 용어 파벨(fabel)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스필버그의 초상을 그린 점을 시사한다.
또한 우화를 뜻하는 fable과 발음이 똑같아 스필버그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마치 우화처럼 만날 수 있다는 뜻도 내포한다. 뿐만 아니라 스티븐 스필버그의 외할아버지 이름이자 과거 스필버그가 제작했던 애니메이션 '피블의 모험' 속 주인공의 이름인 피벨과 발음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한다.
#’컷’ 잊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타임머신을 타는 기분?..눈물 가득 과몰입 유발
'파벨만스'의 촬영 첫날, 애리조나 피닉스의 스필버그 감독 집을 재현한 세트장에서 어머니인 레아 아들러가 즐겨입던 옷을 입은 미셸 윌리엄스와 아버지 아놀드 스필버그의 분위기를 풍기는 폴 다노의 모습을 본 스필버그는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기분을 느끼며 과거의 시간으로 빠져들었다. 촬영 중 종종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스필버그 감독을 본 배우들은 그의 자전적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촬영에 임해 스필버그를 감동케 했다.
또한 촬영에 과몰입한 나머지 ‘컷’을 외치는 것을 잊은 스필버그 감독을 위해 배우들과 스태프는 따뜻한 포옹을 건네며 그가 감정을 잘 추스르길 기다렸다고 전해져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11년 만에 선보이는 스필버그표 시나리오..스필버그에게 직접 듣는 영화 모든 순간
'파벨만스'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운 흥행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 영화 '에이 아이'(2001) 이후 22년 만에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영화화하기 위해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준비한 스필버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나아가 1950-6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자들을 대변하며 가족, 사랑, 꿈, 열정 등 영화와 함께한 일상의 모든 순간을 전한다. 여기에 퓰리처상, 토니상, 에미상을 석권한 작가 토니 커쉬너가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각본을 맡아 위대한 감독의 시작을 그려냈다.
'파벨만스'는 난생 처음 극장에서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이 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촬영하게 되면서 가족의 비밀을 알게된 이후 어른으로, 감독으로 조금씩 성장하게 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이야기 를 담은 작품. 흥미진진한 트리비아를 공개한 영화 '파벨만스'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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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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