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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도 ‘혜정아’”..‘더 글로리’ 송지우 “3연속 악역, 이젠 피해 안끼치고파”[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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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배우 송지우가 ‘더 글로리’를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최근 송지우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문동은(송혜교 분)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더 글로리’의 시작을 장식한 것은 어린시절 문동은(정지소 분)의 학폭 피해 장면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문동은을 괴롭혔던 박연진,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 손명오의 소름끼치는 가해 장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문동은의 감정선에 더욱 공감하고, 작품 초반부터 깊게 몰입할수 있도록 만들었다.

극중 최혜정(차주영 분)의 아역을 맡은 송지우는 파트2까지 공개된 후 “너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주위에서도 다들 ‘더 글로리’만 기다렸다고 해주니까 괜히 뿌듯하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도 큰 행운같이 느껴진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그는 “주위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지 밖에서는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잘 없지만, 연락으로 작품의 인기를 많이 느끼고 있다. 친구들이 말끝마다 ‘연진아’라고 하니까 확실히 인기가 많긴 하구나 싶더라. 저한테도 장난 식으로 ‘혜정아 정신차려!’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더 글로리’의 과거 시점이 2004년인 만큼 송지우는 작품 속에서 일자 앞머리를 붙이는 등 다소 촌스러워보이는 스타일링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그 당시 일진들의 사진을 찾아보니 그 앞머리를 꼭 고수하고 있더라. 가발 쓰고 그 시절의 일진들 생김새를 참고해서 아이라인도 점막까지 채웠다. 틴트도 착색되는 제품을 사용했다. 이때 디테일이 안쪽만 바르는 거다. 절대 풀 립으로 바르면 안 된다. 풀 립으로 발리면 다시 지우고 안쪽만 발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리스타일도 예쁜 웨이브가 아니라 화장실에서 본인이 고데기로 한듯한 느낌이어야 한다고 해서 그런 느낌으로 연출했다. 교복 같은 경우에는 안에 티셔츠를 색깔 있는거나 별이 크게 그려진 스타일로 입었다. 양말, 신발까지 왠지 모르게 촌스러워 보일수 있도록 많이 신경써 주셨다”며 “저도 지하상가 가서 그 당시에 많이 쓰던 머리띠 찾으러 다녔다. 귀걸이도 촌스러운 거 없나 보러 다니기도 했다”고 디테일한 연출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

카메라 밖의 송지우는 ‘더 글로리’ 속 최혜정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다. 실제 학창시절에도 학교폭력은커녕 오히려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오지라퍼’ 였다고. 송지우는 캐스팅 비화를 묻자 “처음 미팅때 화장을 제가 하고 갔다. 근데 그 느낌이 고급지지 않았던 것 같다. 다음 번엔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가니까 ‘직접 하고 오라’고 했다. 제가 한 화장이 혜정이 같았나보다”라며 “연기할 때 눈빛이 강렬해서 동은이를 괴롭혔을 때 동은이가 무서움을 느낄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가해자 캐릭터에 공감하기는 어려웠지만, 가해자를 연기해야하는 만큼 송지우는 일진들의 삶을 찾아보며 최혜정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저라도 정당성을 갖고 연기해야 보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끼지 않을 테니까, 혜정이의 정당성을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송지우는 “혜정이가 동은이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대사 중에 ‘동은이 아니었으면 너였다’라는 게 있다. 혜정이는 생존력이 뛰어나서 살아남기 위해 남을 불행에 밀어 넣은 친구다. 본인이 살려고, 가해자 무리 내에서 내 입지를 굳히고자 더 악랄하고 강하게 가해를 했고 그들의 인정 받기 위해 체육 선생님한테도 키스 하면서 열쇠를 빼앗아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가해만 하는 인물이 아니라, 가해를 하면서도 다른 가해자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수치심을 느끼는 인물인 만큼 연기하는 데 더 어려움이 따랐다. 송지우는 “가해를 할 때는 조금 더 강하게 해야겠다는 생각 들었다. 즐기는 것처럼 보여도 다른 친구들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깊숙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더 분위기를 띄우고 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위에 혜정이도 도와줄 어른이 없었기 때문에 더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나 싶다. 혜정이는 세탁소집 딸인데, 부모님이 혜정이한테 관심이 없다. 경찰서 신에서도 ‘친구를 괴롭히면 어떡하냐’고 혼내는 게 아니라 ‘배달 밀렸다’는 얘기를 하신다. 딸에게 애정이나 관심이 있다기보다 딸을 알바생으로 생각하는 것 같더라. 만약에 혜정이가 동은이 같은 입장에 처했다면 혜정이 엄마가 나서서 해결해줄 것 같진 않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결말 이후 최혜정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송지우는 “혜정이는 악착같다. 거기서부터 살 방법 찾아내지 않았을까 싶다. 목소리 잃었지만, 목을 어떻게든 고쳤을 것 같긴 하다. 또 신분 상승을 위해 남자를 꼬셨을 거다. 게다가 일진 친구들도 이제 없으니 신분 세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에 연진이 한테 했던 모습을 보면 이제 자기 세상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특히 어린 최혜정을 보며 사람들이 “미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힌 그는 “사람들이 진짜 싫다더라. 나름대로 목표한 바를 이뤘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송지우는 ‘더 글로리’에 대해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저라는 배우가 있다는걸 조금은 알릴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더 글로리’를 본 시청자들에게 “누구에게나 상처는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는다. 항상 그걸 생각하면서 말이나 행동을 해야한다. 학교폭력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작품이었으면 좋겠고, 절대 드라마를 모방하지 말아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더 글로리’를 끝마친 송지우는 현재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그는 “아역이라 그렇게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진 않지만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은 많은 것 같다”며 “이 정도 만이라도 출연을 한 것에 감사하다. 나중에는 성인 배우로 찾아뵐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송지우는 “따로 없다. 저는 항상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로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같은 톡톡튀는 역할을 꼽은 그는 “악역을 연달아 세 작품 했으니 이제는 남한테 피해를 안 끼치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특히 송지우는 어린시절부터 김은숙 작가의 팬이었다고. 그는 “김은숙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꿈을 이뤄서 너무 좋다. 앞으로 다른 작품에도 불러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다음 작품엔 성인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송지우는 “항상 진지하게, 열심히 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제가 출연한다고 하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며 “‘더 글로리’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양한 역할로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한아름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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