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로맨스' 잇츠 굿…무념무상 속 병맛 [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4.23 09: 34

현재 극장 상영 중인 영화 ‘킬링 로맨스’는 가부장적 질서와 억압적인 관계를 조롱하고, 예상이 안 가는 극적 전개로 재미를 추구한 ‘병맛’ 영화다. 처음 봤을 땐 ‘이게 뭘까?’ 싶지만 한 번 더 보면 진정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 터. N차 관람이 필수인 문제작이다.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이창·쇼트케이크)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 분)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 ‘남자사용설명서’(2013), ‘상의원’(2014) 등을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차기작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병맛’ 혹은 ‘B급 코드’를 자극한다. 진지함 대신 코믹함, 엉성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의미지 A급 영화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니 유의하기 바란다.

‘킬링 로맨스’의 여래와 조나단 나, 범우 등 캐릭터들이 맞이하는 의외의 상황들. 그때마다 그들이 내뱉는 독특한 대사들. 정말이지 통통 튀다 못해 예상치 못한 종류의 코믹함을 선사한다.
B급 유머의 정점에는 조나단 나 역의 이선균이 있다. 그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잇츠 귯’(It’s good)”을 주문처럼 외치며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그 중독적인 대사가 귓가를 맴도는 이상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선균만 보면 웃음이 터지게 될 듯.
이선균과 함께 여래를 연기한 이하늬는 자신만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황당한 웃음 끝에 찾아온 결말은 어색하기보다 말 그대로, 조나단스럽다.
‘킬링 로맨스’처럼 생각 없이, 무념무상 속에서 보면 기분 좋은 웃음이 터질 영화들을 짚어봤다.
#독재자, 권력은 중독?
‘독재자’(감독 래리 찰스·2012)는 가상의 중동 공화국 ‘아디야’의 독재자 알라딘 장군이 미국을 방문하던 중, 삼촌의 계략으로 본인과 똑같이 생긴 청년 수십 명 가운데 한 명의 대역과 바꿔치기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알라딘은 이에 다시 자신의 자리와 위치를 찾기 위한 노력을 벌이며 병맛 웃음을 유발한다.
#다 큰 녀석들, 여전하네…
영화 ‘다 큰 녀석들’(감독 데니스 듀간·2010)도 병맛 냄새 짙은 코미디. 40대가 된 레니, 에릭, 커트, 마커스, 롭은 초등학교 시절 농구부의 멤버로서 우정을 나눈 절친들. 그동안 만나지 못 했던 이들이 나이들어 한자리에 모이면서 일이 벌어진다.
다섯 친구는 초등학교 때 농구부 감독님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재회하는데, 이를 계기로 연휴 주말에 가족 동반 여행을 계획한다. 특히 이곳은 농구팀의 우승을 축하했던 곳이기도. 절친들은 그간 나이만 먹었을 뿐, 어린 시절의 성격 그대로인 서로를 발견하고 반가워한다.
#행오버, 끊을 수 있나?
토드 필립스 감독이 연출한 ‘행오버’(2009~2013) 시리즈는 자유분방한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영화다. 전세계적으로 제작비 대비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대 흥행작.
세 친구 필, 스튜, 앨런의 서사가 산만하지만 소소하게 웃기 좋다. 이들은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또 한 번 기억을 잃으면서 사건의 원인을 추적해 나간다. 자기복제 같기도 하지만 최고의 숙취해소 코미디라는 평을 얻었다.
#디스 이즈 디 엔드, 진정한 사랑이란?
코믹영화 ‘디스 이즈 디 엔드’(감독 에반 골드버그 세스 로건·2013)는 LA의 어두컴컴 하고 이상한 집에 갇힌 여섯 명의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스토리다.
세상과 단절된 집 안에서 생필품은 점점 줄어들고, 엄청난 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본성을 드러내는 일종의 생존 게임 같기도 하다.
결국 이들은 집에서 쫓겨나지만 그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과 우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사진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