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들 덕분에 이렇게 건강하게 야구하고 있다. 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도태훈(30)은 지난 26일 창원 한화전에서는 9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1-0 대승을 이끌었다. 2회말 1-0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맞이한 1사 만루 기회에서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빅이닝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NC는 2회에만 도태훈의 2타점을 포함해 6득점에 성공했다. 승기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3회말 돌아온 1사 만루 타석에서도 도태훈은 우전 적시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한승주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11점 째를 만들었다.
도태훈은 올 시즌 내야의 살림꾼 역할을 하면서 데뷔 8년차에 가장 좋은 시즌 출발을 보이고 있다. 올해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면서 36경기 타율 3할6리(72타수 22안타) 2홈런 9타점 OPS .850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박석민, 오영수 등 코너 내야진이 연달아 이탈했음에도 도태훈이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고 기존 주전 선수들이 돌아와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약은 자칫 없었을 수도 있었다. 도태훈은 지난해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던 9월12일 새벽, 부산 본가를 방문한 뒤 다시 창원으로 넘어오는 도중,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던 음주운전 차량과 추돌사고가 났다. 차량이 전복되는 등 아찔하고 위험한 상황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가해자의 차가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을 들이 받았고 사고 직후 지나가던 운전자들의 도움으로 도태훈은 큰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다.
도태훈은 당시 후유증을 염려해서 잠시 입원을 하다가 퇴원했고 후유증을 잘 극복한 뒤 30일 1군 엔트리로 복귀했다. 그리고 올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도태훈은 지난 26일 경기가 끝나고 구단을 통해 당시 교통사고에 대한 얘기를 다시 꺼냈다. 사고 당시 자신을 도와준 은인들을 꼭 찾고 싶다는 간곡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도태훈은 “오늘 경기와 관련 없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라고 운은 띄운 뒤 “작년 9월 역주행 차량과 충돌하여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가 있었다. 이 때 고속도로에서 2차 사고를 무릅쓰고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시는데, 당시 사고로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 그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그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제 모든 게 마무리 되어 경찰서에 연락하여 그 분들의 연락처를 문의했지만 연락처가 남아 있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면서 “그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분들이 보게 된다면 구단을 통해 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 꼭 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면서 생명의 은인을 찾고 싶다는 간곡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도태훈의 야구인생이 뒤늦게나마 꽃 필 수 있게 해준 은인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도태훈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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